내정 하루 만에 구설수로 자진사퇴의 형식이지만 물러난 김재원 새누리당 전 대변인이 뭘 잘 모르는 사람이 됐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 때문’이라는 김재원 전 대변인의 발언은 “잘 모르는 의원의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현 단장은 박근혜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를 “대한민국이 IMF를 맞이해 거의 나라가 무너지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정치권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박근혜 후보는 1997년 12월 10일 대선 8일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박 후보는 자서전을 통해 한나라당을 선택한 이유로 “오랜 세월 청렴하고 능력 있는 리더로서 면모를 보여온 이 후보와 함께 노력한다면 IMF의 고비를 지혜롭게 넘길 수 있으리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술회한 바 있다.
사실 하지 말아야 할 발언을 한 분은 오히려 이정현 단장이다. 또 다른 화근을 제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정현 단장은 나라경제를 망친 당에 입당하고 차떼기당을 미화시킨 박근혜 후보의 정치가 옳다고 강변한 꼴이다.
김재원 의원은 2007년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와 당내경선을 할 때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인물이고, 오히려 솔직하게 얘기한 김재원 의원이 더 낫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후보가 두 차례나 대변인으로 삼으려 했던 인물이 박 후보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잉충성이다.
김재원 의원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큰 논란을 일자, 거리를 두겠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아예 뭘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은 억지주장이자 막말이다.
공천비리가 연이어 터지자 탈당과 제명으로 꼬리를 잘라냈던 새누리당 답게, 박 후보의 맨얼굴을 여과 없이 드러낸 사람을 뭘 잘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하며 꼬리를 잘라내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친박 새누리당의 맹목적 충성심은 박근혜 후보에게 도리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이른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한솥밥 먹던 분에 대해 격앙된 목소리로 비토하는 이정현 단장의 주장이 박근혜 후보가 말하는 소통이라고 하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