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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보다 중노동 하는 학교급식 조리 노동자의 휘어지는 허리 -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
  • 기사등록 2012-11-09 16: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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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파업을 한다. 파업 주축인 학교급식 조리사 노동자 파업을 놓고 언론에서는 급식대란 운운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올해 학교비정규직 노조 연대회의와 함께 학교급식 현장과 조리사 노동자의 안전보건 실태를 조사하고, 지난 6월 토론회를 개최한바 있다.

조사 결과 급식실 조리사의 95.8%가 근 골격계 증상을 호소했고,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노동자도 60%가 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조선소 노동자의 조사결과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학교 급식실 조리사의 노동 강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보여준다.

또한 절반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다쳤으나, 산재처리는 9%에 불과하고, 90%에 가까운 노동자는 본인이 부담하여 치료하고 있었다.

지난 2월 산재 신청한 한 노동자의 경우 약 10년 동안 급식실 조리사로 일해 왔는데, 1,53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급식을 단 7명이 준비했다. 1인당 218명의 식사를 단 3시간 만에 준비한 것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국 재료 70킬로, 무침 재료 50킬로, 튀김재료 90킬로를 여성 2명이 10분 만에 옮긴다. 다음에는 90킬로에 달하는 쌀을 나르고, 씻고, 물과 혼합하여 5킬로 정도의 밥판 54개를 일일이 찜솥에 꽂아 놓는다. 5킬로 정도의 밥판을 108번이나 올렸다 내리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밥을 다 먹고 나면 1,530개의 식판을 걷어 거의 2시간동안 설거지만 한다. 설거지가 끝나면 다시 청소와 물청소가 남아 있다. 이렇게 기계처럼 일하는 동안 골병이 들어간다.

급식실 조리 노동자의 휘어지는 허리는 교과부의 인력기준이 문제였다. 노동강도, 작업환경 등이 고려되지 않은 인력기준에다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상의 불안정 때문에 아파도 휴가를 사용하지도 못한다.(아파도 휴가 사용해 본 적 없다. 68%, 대체인력이 없어서 이다 78%). 단 30%의 노동자만이 휴게시간과 식사시간이 모두 보장되고 있었고, 휴게시간 식사시간 모두 없는 노동자가 37%에 달했다.

그러나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급식안전을 위한 위생감독만 진행되었을 뿐, 급식 조리사의 건강과 안전은 방치되고 있었다.

오늘 학교급식 조리 노동자들의 파업은 수십 년 이러한 환경에서 일하다가 골병이 들고 있는데도, 전혀 변화하지 않는 노동조건에 대한 응어리진 한의 분출이다. 또한 너무도 비참하고 열악한 작업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는 학교 급식 조리사 노동자를 비롯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전폭 지지한다. 내 아이에게 한 끼를 먹인다는 심정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해왔던 학교 급식 조리사의 휘어진 허리, 이제는 모두가 나서서 곧게 펴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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