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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광고"에 대하여
  • 기사등록 2012-12-23 22: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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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신문에 무명광고가 나가고 있다. 이 무명광고의 원조는 아시다시피 군사독재 때 동아일보에 보낸 국민들의 성원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 정부산하기관, 그리고 각 기업체에서 독재정권의 지시에 의해 모든 광고를 끊자 동아일보를 살리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국민들이 직접 나서 익명을 요구하고 무명광고를 게재하게 된다. 범국민운동처럼 일어났던 이 무명광고사건은 그 당시 시대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의 하나이며, 언론역사상 전무후무한 사건이기도 하다.

그 당시 담양에서도 동아일보와 얽힌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동아일보 차량이 운행 중 기름이 떨어져 멈추자 담양민들이 기름을 사다 넣어 보냈다. 그 밖에도 여러 사람이 무명광고를 냈다고 들었다. 이런 일들이 전국각지에서 일어났으며 동아일보는 윤전기를 멈추지 않고 독재와 맞설 수 있었다. 지금의 동아일보는 그 당시 무명광고가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의 이름으로 광고가 나가면 세무조사를 하고 관계자를 문책하고 불러드려 협박을 했던 시절에 무명광고라는 절체절명의 돌파구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앞당긴 위대한 사건이었다. 동아일보는 국민이 만든 신문이었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탱했던 것이다. 만약 그 당시 무명광고가 없었다면 지금의 동아일보는 어떻게 되었을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그러한 역사적 사건이 된 무명광고가 과분하게도 2012년 4월 11일, 담양신문에 들어왔다. 그때 담양신문 발행인으로써의 감격은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상상도 못한 일이었으며 이 작은 도시에서 동아일보 무명광고를 기억하고 있는 분이 계시리리라고는 미쳐 생각을 못했다. 첫 무명광고주는 별 말없이 “이 무명광고가 담양 민주주의 밀알이 되었으면 한다.”는 짦은 말씀을 남기셨다.

그 1호 무명광고는 광고료도 광고료지만 그 보다 더한 용기를 주었다. 그 당시 누군가 담양신문에 대해 3개월, 6개월 운운하며 지켜보고 있을 때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대한민국 언론 역사상 두 번째 무명광고 사건의 배경이 된 담양신문의 발행인으로써 그 당시 각오는 솔직히 말씀드려 “이제는 죽든 살든 갈 때 까지 가보자.”였다. 그 무명광고는 휘청거리는 걸음을 잡아 주었고 “담양군민을 위해 할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하자.”였으니 큰 용기 그 자체였다.

담양신문 발행인은 어떤 형태로든 지금까지 성원해 주신 무명광고주분들께 보답하고자 한다. 정론지로서의 역할은 물론 무명광고주들께는 그 분들의 의식의 격에 맞게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도록 기획을 하고 있다. 먼 훗날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어른이 되실 수 있는 각별한 기획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다양하다. 여러 분류의 삶의 형태가 있고 그 형태를 기록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우리는 담양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작게나마 역사에 남겨져야 한다. 그것은 내 후손을 위한 길이기도 하고 내 민족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언론 역사상 무명광고는 동아일보와 담양신문 뿐이다. 이러한 흔치않은 일을 역사에 남기고자 하는 담양신문은 매우 행복하다. 지금은 무명이여서 알 수 없으나 우리 후손들은 반드시 알 수 있게 타입캡슐에 넣는 방법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먼 훗날 후손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그런 기획을 하고 있음을 밝힌다. 이런 고마운 분들을 역사가 기억하게 하고 싶다.

무명광고주들이 원할 경우 더 다양한 본인의 자료를 타입캡슐에 보관할 생각이다. 절대 헛되지 않는 담양신문과의 역사적 동행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형태의 방안을 강구하고 더 고민할 계획이다. 담양신문사에서 하는 일이다. 절대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게재한 광고의 취지를 잘 살리는 범위 내에서 각별히 검토하고 있다는 점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다시 한 번 무명광고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담양신문사의 임직원일동은 고마운 무명광고주 여러분들을 오래오래 기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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