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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왜 노원병이고, 왜 안철수인가?
  • 기사등록 2013-04-06 09: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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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절대 질 수 없다던 패배를 참회한다며 회초리 민생투어를 벌였고 비상대책위도 구성했다. 그러나 당내에 경륜과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지도자는 보이지 않고, 패배를 책임지는 패장도 없다.

비상대책위 산하 대선평가위원회가 최종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대선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 평가위원회에 포진하여 평가 자체를 불구로 만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안철수 전 교수가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출마 자체가 안 교수에게는 고난과 역경의 시작이다. 그러나 그 시작에서 희망이 보인다. 매달 1만원의 당비를 내는 민주당의 진성당원으로써 안타깝고 애절하지만, 새 시대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확신하면서 이 글을 쓴다.

여론조사전문기관<한백리서치>가 3월 29일 광주·전남 거주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철수 전 교수가 신당을 창당해 내년 지방선거에 후보를 낼 경우에는 ‘안철수 신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2.8%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 28.2%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백리서치 김남수 대표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광주·전남 지역에서 민주당보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은 야권의 새로운 판을 짜길 바라는 이 지역 민심의 반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즈음하여 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몇 자 적는다.

첫째, 머슴정치를 해야 한다. 머슴이 되어 국민을 섬기는 본을 보이라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발을 씻겨주는 데서 출발한다. 발은 낮은 데에서 힘든 노동을 감당하는 가장 더러운 신체다.

남의 발을 씻겨주기 위해서는 상대방 앞에 무릎을 꿇고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 국민 앞에서 낮아지려 애를 쓰면 쓸수록 국민은 높여준다. 이것이 머슴정치이다.

남이 나를 보고 머슴이라 하면 기분 나쁘겠지만 스스로 머슴이라 자청하면 기분이 좋다. 머슴은 주인을 기쁘게 해주어야 한다. 섬김의 자세는 담대한 정치의 본이다.

둘째, 생활정치를 해야 한다. 교육, 일자리, 농수축산, 노후 등 삶의 문제 즉 민생문제가 작금의 이슈이다. 이념을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다.

낡은 정치의 상징인 이념정치를 차선으로 하라는 것이다. 대신 공교육 위기 상황을 해결할 차세대 대안혁신교육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지자체와 연계하여 정규직 및 복지일자리 창출, 직업훈련, 고용인프라 확충 등의 일자리 정책에 올인해야 한다. 지역을 살리는 농수축산 대책과 농어민 복지를 올바로 세워야 농어민이 살고 지역이 산다.

재활, 자활에서 소외된 장애우, 급식소에 한 끼 식사에 의존하는 노인들, 사각지대에 내몰린 조손가정의 복지 등 소외된 계층을 위한 밀도 있는 생활정치를 펼쳐야 한다.

셋째, 중도정치를 해야 한다. 보수적 온건 민주주의가 중도이다. 개혁을 계속 추구하되 중도와 중도우파까지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넓어진 정책 스펙트럼을 추구해야 한다.

좌우에 치우치는 이념 정치를 버리고 중도를 고집하면 때로는 좌로 때로는 우로 치우칠지 모른지만 지나침은 없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대선 참패의 원인 중의 하나가 종북 세력으로 낙인 된 좌클릭과의 연대다. 이에 대해 국민의 매섭게 회초리를 들지 않았는가?

넷째, 협력정치를 해야 한다. 협력의 경쟁자는 안철수 전 교수다. 신드롬이나 현상에서 벗어나 이제는 정치인 안철수로 노원병에서 나섰다. 최장집 교수는 “안철수 교수가 민주당에 들어가 개혁하는 것은 억지논리다. 민주당의 개혁을 위해서도 외생적 정당이 필요하다”며 안 전 교수의 독자 생존 방식을 옹호했다.

안 전 교수도 “노원병에서 선택을 받는다면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다”라 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정치쇄신 경쟁’을 벌이면서 긴장적 협력체제를 유지한다면 양자 모두에 득이 될 것이다.

다섯째, 내림정치를 해야 한다. 기득권을 내리라는 것이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모두 대선공약으로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내걸었다.

그러난 국민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 전 시장 군수 발기인 모임에서도 이의 실천을 촉구했다. 영호남에서는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등식과 공천비리에 국민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영호남의 기득권 패권정치, 세비 인상, 수십 년 근로자 연금에 해당하는 의원연금 등을 보며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것이 안철수 신드롬과 새정치를 출현시켰지 않았는가?

전국의 눈이 새정치호가 출항하는 노원병을 지켜보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정치가 탄생하기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다.

노원병에서 새정치 탄생이 실패한다면 야권은 대안부재라는 혼돈에 직면하여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의 승리는 요원하다 할 것이다.

2012년 실패의 아픔을 치유하고 2016년, 2017년 승리를 예단하는 중대한 결정이 노원병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노원병은 대한민국 미래의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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