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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평생의 한 풀은 감격과 환희의 졸업식 - - 진정한 주민위한 위민 복지행정의 표본
  • 기사등록 2015-03-31 22:07:31
  • 수정 2015-04-01 15: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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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강계주] 시골의 한 면사무소에서 귀에 익은 유행가 가락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가사가 영 다르다.
(공부란 게 별거 있더냐  한 자 두 자 배우면 되는 거지 글 한 줄에 시름을 덜고…)
한동안 널리 유행되었던 ‘시계바늘’이란 가요곡에 개사를 해 70~80대 할머님들께서 부르신 한글학교의 교가이다.

여성노인 한글학교 수료식(이하사진/강계주)

30일 오후 대서면회의실에서는 강형수 면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 할머니 학생과 가족, 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5 할머니 한글학교 수료식’이 거행됐다.


이날 수료식은 대금연주와 판소리 등 식전 축하공연과 함께 학사보고, 수료증 수여, 시상, 교가제창 순으로 진행 됐다.

강형수 면장이 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

한글학교 교장인 강형수 면장은 정점순(88․장선마을) 할머니를 비롯 34명의 할머니들께 수료증과 그림동화책을 수여하고 특별상, 공로상, 개근상 등을 수여했다.

강형수 면장(한글학교 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형수 면장은 인사말을 통해 “평균 8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배우시겠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참여해 주신 여러분들의 용기와 집념에 감사드린다”며 “어렵게 깨우친 한글을 통해 더욱 풍요롭고 건강하고 행복해 지시길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면사무소 여직원들이 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

이 한글학교는 글을 모르고 평생을 어둠 속에 살아오신 농촌  어르신들의 노년의 삶을 안타깝게 지켜봐 오던 강형수 면장이 노인복지 특수시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3일  개설 했다.

행정학 박사 이자 강사인 마태운 민원복지 담당

강사는 행정학 박사인 마태운 민원복지담당(55)이 맡아서 매주 화․목요일 각 2시간씩 자음, 모음학습을 시작으로 단어와 문장이 만들어 지는 한글구조 원리를 1개월 간 학습 했다. 

수료증을 받고 기념촬영 중앙 왼쪽 강형수 면장, 오른쪽 마태운 박사

이후 3개월 동안에는 지도강사가 직접 쓰고 엮어 만든 교육교재로 현재의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서정시와 고전에서 배우는 시조를 읽고 썼으며, 동요, 민요, 건전가요 등 흥겹고 멋들어진 음악공부 등 흥미위주의 교육을 병행했다. 



이렇게 한글을 깨우치신 몇몇 할머니들은 그동안 배웠던 서투른 한글 솜씨로 손수 면장, 파출소장, 지도강사 등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 보냈는가 하면 윤동주, 서정주 시인의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답례인사를 하고 계시는 이순자 할머니

또, 이순자 할머니(82)는 배움의 길을 마련해준 강형수 면장과 마태운 박사에 대한 고마움에 대해 손수 쓰신 답례의 글을 낭독하고 자신들에게 배움의 길을 마련해 주신 분들께 수료생들이 마련한 선물도 전달 했다.

류용엽 할머니께서 면장과 파출소장에게 연필로 쓰신 감사의 편지


류용엽 할머니가 한글교실 수료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류용엽(73·평촌마을) 할머니는 “한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오다 글을 깨우친다는 즐거움에 공부하느라 날밤도 새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읽을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 꿈만 같다. 이제는 군내버스의 행선지도 읽고 농협에서 돈도 내손으로 인출하게 되었다”며 “오늘이 있게 해준 교장선생님(강형수 면장)과 우리 선생님(마태운 박사)의 은혜는 평생토록 잊지 못하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글학교를 개설한 강형수 면장(좌측사진)과 가르쳐 주신 마태운 강사(오른쪽사진)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한편, 이 한글교실의 운영에는 대서면사무소 전 직원들의 헌신이 뒤따랐는데 운영예산이 전무해 직원들이 매월 3만원씩 거출한 상조비로 운영을 뒷받침 하는 등 위민봉사 행정을 실천했고 아울러 각급 기관단체장의 협조에 힘입어 이뤄낸 면민화합에 기여하는 큰 성과라고 모두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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