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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산 수출 농산물 점검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8-24 10: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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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동아시아 농산물의 공급망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그 계기는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의 8월 2일 대만 방문에 맞춰 중국이 대만산 농산물 및 식품 100여개 이상의 품목에 대해 수입금지를 했기 때문이다.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음에도 대만의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액 비율은 매우 높다. 


중국해관총서가 발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대만의 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4.7% 증가한 2,499억7,9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대만 수출액의 약 40%를 차지하는데, 농산물의 비율은 훨씬 높다.

 

중국은 이번뿐만 아니라 지난해 3월 1일부터 대만산 파인애플의 무기한 수입 정지 조치를 취했다. 명분은 자국의 작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충'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대만은 지난해 파인애플의 대중국 수출이 어렵게 된 데 이어 이번 중국의 수입 제한 조치로 인해 포멜로(文旦, Pomelo)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농산물의 판로가 문제시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대만에서 수입했던 열대 및 아열대 과일의 수입처를 필리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확대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에 활용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농산품의 판로가 갑자기 막히자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내수진작과 더불어 한국, 일본 등지로 수출하는 등 수출처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만은 특히 일본과 밀월관계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농산물의 수출입양이 늘어나고 있다. 대만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지역 식품과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에 보답하듯이 중국이 수입 규제한 파인애플, 파멜로 등을 적극적으로 수입해 주고 있다. 일본은 이달 초에 중국이 대만의 파멜로 수입을 금지하자 곧바로 수입을 증가시켰다. 일본 이바라키현(茨城縣) 가사마시(笠間市)에 있는 21개 학교의 약 6,930명의 학생들에게 파멜로를 후식으로 즐길 수 있게 했다.

 

중국의 대만 농산물의 수입 제한 조치는 결과적으로 기존의 공급망에 혼란을 주고 있다. 중국이 열대 및 아열대 과일의 수입처를 대만에서 동남아시아로 변경하고, 일본은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하던 열대 과일의 비중을 줄이고 대만산의 수입을 늘이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만은 중국이 이번에 자국 농산물의 수입을 제한하자 열대 과일뿐만 아니라 차와 꿀 등 우리나라에서 많이 생산되는 농산물의 수출처를 찾아야 하고, 중국은 대만 대신 수입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은 대만 농수산물의 수입은 제한하면서도 대만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입은 계속하고 있다. 자국 제조업에 공급되는 반도체 수입을 멈추면 바로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대만의 기업들이 중국에서 다수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으므로 경제적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수출을 제외하고는 경제지표가 대부분 좋지 않은 상태다. 공산당 대회에서 3기째 국가주석 취임에 대해 정식 승인을 얻고자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국 경제를 위해 외국 기업의 탈 중국이나 무역 마찰을 피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의 대만 방문 등에 분개하는 중국의 애국주의자들을 달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그 틈바구니에서 만만한 것이 농산물이다. 대만에서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농산물의 금액은 전체 수출액의 1% 미만인데도 중국이 농산물과 식품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경제적 영향보다 더 상징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품목이 농산물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은 미국과 중국, 중국과 대만, 그리고 사드 배치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므로 중국의 대만 농수산물 등의 수입 제한 조치는 남의 일이 아니다. 따라서 전남에서는 동아시아 농산물의 공급망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갖고 수출입 농산물을 점검하고 만약의 비상사태에 대처해야 하는 시점이다.

 

자료출처

中國大陸禁台農產、糕餅等品項輸入 中市府提因應措施(https://udn.com/news/story/7241/6540697).

不怕中國禁銷!農糧署:台灣文旦成功銷往加、日、星等國(https://news.ltn.com.tw/news/life/breakingnews/4033156).

中國大陸禁台百項食品 農委會:水產、蜂蜜、茶葉都重創(https://udn.com/news/story/7314/650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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