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나주 배와 일본 고향세 인기 배 품종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0-11 08:04:49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내년 1월 1일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각 지자체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자체에 따라 전담부서 설치, 고향사랑기부제 T/F 추진단 구성과 활동, 유관 기관과 업무협약, 인기인의 홍보대사 위촉 등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이미 2008년에 ‘고향납세제(이하 고향세)’제도를 도입해서 실시해오고 있다. 일본의 고향세는 그동안 시행착오도 있었으나 이제 제도적이나 답례품의 유통 시스템 등 여러 부분에서 노하우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으므로 우리나라는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의 고향세 답례품 자료에는 달콤하고 아삭아삭한 식감과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배에 대해서도 많은 자료가 축적되어 있으므로 국내 최대의 배 산지인 나주에서는 관련 노하우를 파악해 두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의 대응책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에서 고향세 답례품으로서 인기가 높은 배 품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본의 고향세 답례품 관련 사이트에서 배의 선택은 기부자가 ① 배 품종을 선택한 다음 그것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지자체를 선택하는 방법, ② 지자체를 선택한 다음 그곳에서 생산되는 배 중에서 원하는 종류를 선택하는 방법, ③ 기부금액의 답례품 금액(환원율 금액)에 맞게 포장된 배를 선택한 후 그것을 제공하는 배를 선택하는 방법, ④ 기타 배와 다른 과일의 혼합 과일 포장 세트 등 세분화된 기호 등에 의한 방법 등이 있었다.

 

고향세 납부자가 답례품으로 배를 선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답례품으로 인기가 높은 배 품종은 해에 따라 변동이 있었는데, 지난 연말의 한 조사에 의하면 1위는 풍수(豊水), 2위는 남수(南水), 3위는 행수(幸水), 4위는 라프랑스(La France, 서양배)와 사과(후지) 혼합 포장 상품, 5위는 라프랑스(서양배), 6위는 신고(新高), 7위는 추감천(秋甘泉), 7위는 신감천(新甘泉) 이었다.

 

치바현(千葉県), 이바라키현(茨城県), 후쿠시마현(福島県)에서 많이 재배되는 풍수(豊水)는 과일이 크고, 단맛과 신맛의 균형이 좋으며 과즙이 많아 배 특유의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수(南水)는 신맛이 적고 당도가 높으며, 재배면적이 작아 희소가치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행수(幸水는)는 단맛 속에 알맞은 신맛이 있고, 과즙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결과는 일본에서 배 재배면적 1위는 치바현(千葉懸)이며, 2위는 이바라키현(茨城懸)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일본 전국 배 재배면적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20세기배 품종이 인기 순위 5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의아한 결과이다. 

 

올해의 다른 조사에서도 풍수, 남수, 행수는 인기가 높았으며, 나주에서 재배면적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신고(新高) 배와 일본에서 재배면적이 가장 많은 20세기배 품종은 5위 밖에 머물러 있었다. 이것은 한국인과 일본인 간에 배의 선호도 차이가 크게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나 배 산지와 농가의 고향세 답례품 대책과 무관하지 않았다.

 

즉, 답례품으로 배를 홍보하고 있는 일본의 산지나 농가에서는 슈퍼마켓에서 흔히 살 수 없는 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곳이 많았다. 또 배 품종마다 고유의 맛과 과즙 등이 있는데 고향세 답례품을 통해 평소에 맛을 보지 못했던 배를 먹어 보는 기회로 활용하도록 배의 맛 특성을 소개하고 권장하면서 소비자 집단의 기호에 맞는 배 품종의 도입 및 재배 계기로 삼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야마가타현(山形県) 가미노야마시(上山市)의 경우 서양배의 산지화 차원에서 리갈 레드 코미스(Regal Red® Comice), 라프랑스 등 서양배의 테스트 마케팅 장으로 고향세 답례품을 활용하고 있었다.

 

신감천(新甘泉)은 돗토리현(鳥取県)에서 육성한 배 품종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묘목 판매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돗토리현에서는 이점을 이용하여 희귀한 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신감천 품종을 독점적으로 고향세 답례품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그 결과 인기가 높다.

 

일본에서 고향세 답례품으로 인기가 있는 배 중에서는 이처럼 시장에서 흔히 구입할 수 없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들은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쉽게 살 수 없는 것에 대해 맛을 보고자 하는 욕구와 산지와 농가에서 차별화된 재배 품종을 판매하기 위해 고향세 답례품을 마케팅에 활용할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신고 배 재배면적이 많은 나주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최근 새로 도입된 배 품종의 마케팅 장으로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고, 신품종이나 수확기가 다른 배 품종을 통해 고향세 답례품의 실적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따른 답례품의 대책 마련 시는 배의 품종 측면에서도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큰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3605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차(茶)향 물씬 풍기는 초록빛 수채화 풍경
  •  기사 이미지 곡성 곡성세계장미축제 개장
  •  기사 이미지 김이강 서구청장,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참석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