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담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나무의 고장이다. 대나무 재배와 죽순 생산, 죽공예 등 오랜 역사와 문화를 인정받아 담양 대나무밭은 2014년 국가중요농업유산, 2020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농업유산이라는 명성에 비해 대나무 자원의 경제적 활용은 제한적이다. 죽녹원을 중심으로 관광자원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나무산업 전반의 활성화와 지역주민의 소득 창출로 연결되는 효과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런데 대나무는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탄소 흡수원이자 거대한 탄소 저장고라는 점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솔루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만에서는 최근 대나무의 이러한 특성을 지역경제와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대만 농업부 산림자연보육서는 지난 10월 6일 중화전신(中華電信)이 참여한 대나무숲 탄소흡수원 사업이 대만 최초로 자발적 탄소감축사업 등록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타오위안시 푸싱구의 약 34ha 대나무숲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20년 동안 연평균 58t의 이산화탄소 환산량(CO₂e)에 해당하는 감축 성과를 예상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기업의 탄소중립 투자와 지역경제를 연결한 구조이다. 대만의 통신기업인 중화전신은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위해 대나무숲 관리에 자금을 투자하고, 현지 타이야족(泰雅族) 공동체 및 지역 대나무 관련 단체와 협력하여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에서는 밀생한 대나무의 솎아베기, 숲의 갱신, 생육관리, 죽재 생산과 활용을 담당한다. 기업의 투자가 지역의 일자리와 생산활동으로 이어지고, 죽재의 활용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이다.
대만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2024년 자연 탄소흡수원 및 생물다양성 사업 연계 플랫폼을 구축했다. 기업과 토지관리자, 임업인, 지역사회 등을 연결하여 기업의 ESG 자금이 산림과 대나무숲의 장기적인 관리에 투입되도록 한 것이다. 중화전신의 사업은 탄소중립을 매개로 기업의 투자와 지역의 자원관리, 산업적 활용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담양도 대나무 탄소중립을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이라는 국제적 인지도와 대나무 자원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기업의 관심과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기업은 환경적 책임과 지역사회 공헌을 실천하고, 담양은 기업의 자본과 협력망을 활용하여 대나무산업과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탄소중립은 담양의 지역 이미지와 지역 상품의 마케팅에도 활용할 가치가 크다. 기존의 담양 대나무가 전통문화와 관광, 친환경 소재의 이미지로 알려져 왔다면, 여기에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더할 수 있다. 대나무를 활용한 제품을 비롯해 지역 상품과 관광, 지역 브랜드를 탄소중립 이미지와 연결하면 국내외 소비자와 기업에 담양의 새로운 가치를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세계중요농업유산과 탄소중립을 결합한 이미지는 담양만의 차별화된 지역 브랜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농업유산 보전이라는 공익적 가치에 기업의 ESG 활동과 기후변화 대응을 연결하면 기업의 투자와 협력뿐 아니라 지역 제품의 홍보와 시장 확대에도 활용할 수 있다.
대만의 사례를 계기로 담양군도 대나무 탄소중립을 지역발전의 새로운 자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이라는 기존의 명성에 탄소중립이라는 미래 가치를 더하고, 이를 기업과의 협력 및 지역 이미지 마케팅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광주 대나무, 산업과 치유자원으로 활용하자.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8.24.).
허북구. 2024. 식물의 탄소중립 수지타산.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4.5.3.).
허북구. 2022. 담양군 탄소 농업과 대나무 그리고 죽향 딸기.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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