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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오스트롬의 공유자원 이론과 치유농업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최연우 교수
  • 기사등록 2026-10-15 0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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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은 농업과 농촌의 자원을 활용하여 사람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관계의 회복을 돕는 활동이다. 치유농업이 발전하면서 농장과 시설,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농촌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공동체의 자원과 운영방식도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숲과 공동텃밭, 농로, 저수지, 공동작업장 등은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고 관리해 온 자원이다. 이러한 공유자원은 치유농업의 활동 공간이자 공동체의 관계를 형성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 1933~2012)은 공유자원의 관리와 공동체의 자율적 운영을 연구한 학자이다. 2009년 여성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공동체가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협력하여 공유자원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밝혀냈다.

  

오스트롬은 『공유의 비극을 넘어(Governing the Commons)』(1990)에서 목초지와 산림, 관개시설, 어장 등의 공유자원을 분석했다. 공유자원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며, 특정 이용자의 사용이 다른 사람의 이용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용자를 배제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이용자가 많아지거나 관리가 소홀해지면 자원이 훼손될 수 있다.

  

그는 공유자원을 성공적으로 관리해 온 공동체에서 공통적인 운영 원리를 발견했다. 이용자와 자원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규칙을 만들며, 이용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규칙의 준수 여부를 살피고, 갈등을 해결하는 절차를 마련하며, 공동체의 자율적인 조직 운영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론은 치유농업의 운영과 발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치유농업은 개별 농장이나 기관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농촌에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 자연자원이 존재한다. 이들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활용하면 치유농업의 활동 범위를 넓히고 주민들의 참여 기회도 확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을의 유휴농지를 주민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텃밭으로 조성하고 치유농업 참여자와 함께 작물을 재배하는 프로그램을 생각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파종과 재배, 수확 등의 농작업을 수행하면서 신체활동과 정서적 안정의 기회를 얻는다. 주민들은 농사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공동작업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공동텃밭의 운영방식이다. 누가 이용할 수 있는지, 작물은 어떻게 선정하고 관리하는지, 수확물은 어떻게 배분하는지에 관한 규칙이 필요하다. 주민과 참여기관이 이러한 규칙을 함께 만들고 운영에 참여한다면 공동텃밭은 지속적인 치유활동의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마을숲 역시 공유자원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농촌의 마을숲은 오랫동안 주민들의 휴식과 교류, 공동행사의 공간으로 이용되어 왔다. 이러한 공간에서 숲길 걷기와 자연관찰, 마을의 농업자원과 연계한 원예활동 등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이용 인원이 증가하면 식생 훼손과 주민들의 생활 불편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용 시간과 활동 구역, 관리 책임 등을 공동으로 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오스트롬의 이론에서 치유농업이 배울 또 하나의 요소는 자율적인 의사결정이다. 오스트롬이 강조한 공동체의 자율적 관리 원리를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적용하면 참여자의 역할도 확대할 수 있다. 전문가가 설계한 활동에 참여하는 데서 나아가 작물 선정과 작업 분담, 활동 규칙 등에 의견을 제시하고 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면 자율성과 책임감, 소속감을 경험할 기회가 늘어난다.

  

공동체의 협력 과정은 치유농업 참여자에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소속감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함께 씨앗을 뿌리고 작물을 관리하며 수확물을 나누는 과정에는 대화와 협력, 역할 수행이 포함된다. 특히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는 노인이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참여자에게 공동작업은 자연스럽게 타인과 교류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공유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에서는 자원의 소유권과 관리 책임,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수익 배분도 중요한 과제이다. 마을의 공동자원을 외부 기관이 이용하는 경우 주민의 동의와 참여,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이익이 자원 관리와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구조도 필요하다.

  

앞으로 치유농업에서는 마을숲과 공동텃밭, 유휴농지 등 지역의 공유자원을 조사하고, 주민과 치유농업 전문가, 참여기관이 함께 운영규칙을 설계하는 시도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특히 주민이 자원 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공동체와 공유하는 운영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마을 단위의 치유농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주민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하는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최연우. 2026. 반다나 시바 종자와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10.6.) 

최연우. 2026. 제인 구달에게 배우는 공존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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