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전남인터넷신문]우크라이나가 독자적인 무기 개발과 유럽의 지원 확대를 통해 미국의 군사적 지원 의존도를 낮춰왔으나 스타링크 위성통신과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등 핵심 분야에서는 여전히 미국을 대체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미국이 지원을 완전히 차단할 경우 우크라이나 안보가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 최근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상업용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군사용 버전 스타실드 접속이 제한되면서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속도가 느려지고 러시아의 최신 제트 추진 드론에 대한 요격 능력이 크게 약화했다.
한 부대는 통신 장애로 비행 중인 드론의 제어권을 잃어 러시아 무기 전초기지를 파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물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푼 것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반발하자 보복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내놓았지만, 우크라이나로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유럽과 캐나다가 스타링크의 성능에 비견할 만한 위성 통신 시스템을 개발 중이지만, 현장 배치는 아무리 빨라도 2028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핵심인 미국의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시스템 역시 대안이 없다.
미국이 소련과 경쟁하던 냉전기부터 발전해 온 이 시스템은 적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열을 감지해 전 세계 레이더망으로 미사일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미사일을 표적화하고 주민들에게 대피 경보를 발령하는 데 필수다.
유럽 우방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위성·항공 정보 제공을 늘리고 있으나 정밀도와 범위 면에서 미국의 조기경보망을 대체하기엔 한계가 명확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우크라이나의 방공시스템도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몇 안 되는 수단인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은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생산한다.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바닥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프랑스·이탈리아 합작업체 유로삼의 'SAMP/T NG' 방공시스템이 우크라이나로 이전되고 있으나 즉각적인 전력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동맹국의 정보와 자국 드론, 인적 정보, 러시아 내부에서 해킹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러시아의 기반 시설과 군사 자산에 대한 자체 정보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군사 자산을 공격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유럽의 한 군 관계자는 "미국의 기술과 정보가 공격 목표의 고도 등 정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가 공격 데이터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 방공망의 취약 지점에 관한 정보는 우크라이나가 드론과 미사일의 경로를 설정해 러시아의 요격을 피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유럽 국가들로부터 받은 F-16 전투기 또한 부품 공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무기 체계 등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지원 중단 시 전력 유지가 불가능해진다.
오스트리아 빈에 기반을 둔 군사 분석가이자 개디 컨설팅 대표인 프란츠슈테판 개디는 "우크라이나가 2022년 전쟁 초기와 비교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남은 의존이 핵심 분야에 집중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을 대거 만날 예정이다.
15일 브뤼셀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차례로 양자 회담을 했다.
미국과의 대립이 격화되자 유럽으로부터 좀 더 적극적인 군사적, 재정적 원조를 끌어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젤렌스키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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