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국립현대미술관 공사현장 화재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입장
먼저 광화문 국립현대미술관 공사현장 화재 산재사망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건설노동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대명천지 서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청와대 인근의 국내 최고의 GS건설현장에서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아들인 건설노동자 4명이 산재사고로 한꺼번에 사망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반드시 책임자를 규명하고 엄벌에 처해야 하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생각입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건설산업연맹)은 이번 대형 산재사고의 발생원인은 건설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채 무리한 공기단축을 통한 돈벌이에만 혈안인 건설업체의 몰염치한 작태와 건설업체들의 속도전을 방조 ․ 조장하고 건설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제도개선을 소홀히 한 정부의 직무유기에 있다고 봅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산재사망사고의 실질적 책임자인 원청건설사 및 발주처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하는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을 제정하라!
정부기관인 문화재청이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국립현대미술관 신축현장 지하3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현장노동자 4명 사망, 4명 중태 등 총 28명의 건설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죽거나 다쳤다.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중 이지만 현장노동자의 증언과 언론기사에 따르면 GS건설 측의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유해위험 예방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고, 발주처인 문화재청은 내년 2월까지 준공기일을 맞추기 위한 GS건설의 무리한 공기단축 행위에 방조 및 조장한 것으로 들어나고 있다.
현장노동자의 증언에 의하면 화재 등에 대비한 소방안전시설이 부족했던 것은 물론 비상유도등 조차 없었으며, 지하2층에 우레탄과 스티리폼과 같은 인화성 물질이 가득한 상태에서 3층에서는 용접작업이 이뤄졌다고 한다. 또한 내년 2월로 예정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야간작업과 추가인원 투입을 강요받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시공사는 인화성 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시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일정한 작업 순서대로 안전하게 작업에 임하여야 하지만, 이를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제241조에는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장소에서 용접·용단 및 금속의 가열 등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경우 사업주가 해야 할 책임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우선 산소를 사용해서는 아니 되고 화재예방에 필요한 작업 절차 수립, 방호조치 및 소화기구 비치해야 하며, 작업근로자에 대한 화재예방 및 피난교육 등 비상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동 규칙 제244조에는 <화로, 가열로, 가열장치, 소각로, 철제굴뚝, 그 밖에 화재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설비 및 건축물과 그 밖에 인화성 액체와의 사이에는 방화에 필요한 안전거리를 유지하거나 불연성 물체를 차열(遮熱)재료로 하여 방호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번 사고에서는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기준규칙에 정한 사항이 제대로 지켜졌다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정황을 감안하면 이번 산재사망사고의 책임은 분명 GS건설에게 있다. 또한 관계법령에 정한 안전관리감독의무를 소홀히 하고 공기단축을 강요한 문화재청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행 법령으로 이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이번 사고의 실제 책임자인 GS건설은 몇 차례 이상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었음에도 GS건설현장에서 매년 수 십명씩 산재사고로 건설노동자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인가? 2008년 이천화재참사로 40명의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건설업체에 대해 벌금 2000만원 부과한 바와 같이 건설업체의 위법행위로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정부는 불구속 입건, 벌금 또는 과태료부과 등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이에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현 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궇한다. 이번 사고의 실질적 책임자인 GS건설에 대해 영업정지를 부과하고 책임자를 구속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영국 등 선진국들과 같이 노동자들의 안전에 필요한 필수적 요소를 이행하지 않아 노동자를 죽게 한 기업주를 범죄자로 규정하여 구속처벌하는 기업살인법(Corporate Killing Law)과 유사한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건설현장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발주처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
2012년 8월 14일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