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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허리띠를 풀고 김혜경 2022-10-13
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흔들리며 흔들리며

여린 살갗 부벼대던 나무 가지들이

바람의 아이를 가졌다

 

한 줄금 소낙비라도

지나는 날에는

잡풀들도 껴안고 뒹구는지

샛길마저 보이지 않는다

 

만삭이다

터질 듯 무거운 몸 뒤척이다

허리띠를 풀고

외로워서 이 계절에 빛깔 고운 가을 하나

낳을란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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