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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음식문화, 지자체 조직에 드러난 인식 지형도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5-07-23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한 지역의 지리·기후·역사·인문적 환경이 고스란히 담긴 복합문화다. 특히 지역 고유의 음식문화는 지역민의 생활방식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이며,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는 시대에는 ‘먹거리’ 자체가 주요 관광자원이 된다.

 

전남 지역은 오래전부터 ‘남도 음식’이라는 이름 아래 풍부한 식재료와 다채로운 조리법, 따뜻한 음식정서로 주목받아 왔다(허북구. 2025. 전라도 호남선 음식의 적자, 나주밥상. 세오와 이재). 그러나 이러한 음식문화를 어떻게 행정적으로 다루고 있느냐에 따라 그 발전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전라남도의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음식문화를 바라보고 있다. 그 시각은 곧 음식문화 관련 행정조직이 어떤 부서에 속해 있는가, 또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가를 통해 드러난다. 즉, 음식문화 관련 부서가 ‘식품위생과’에 있으면 안전과 위생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관광과’나 ‘문화과’에 속해 있다면 음식문화를 지역 자원화하거나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장성군은 관광과 산하에 ‘식품위생팀’을 두고 있으며, 5대 맛거리 조성과 식품접객업 관리, 식품제조가공업, 공중위생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경우, 음식은 관광과 위생의 접점에서 다루어지지만, 관리 성격이 강한 구조로 보인다.

 

이에 비해 신안군은 관광문화과에 ‘식문화팀’과 ‘위생관리팀’을 분리 운영하고 있다. 식문화팀은 농수산물 테마 전문음식점 육성, 지역성장전략사업, 신안음식연구회 지원 등 지역음식을 콘텐츠화하는 방향에 집중한다. 위생관리팀은 식품위생과 공중위생을 전담한다. 두 기능을 분리함으로써 음식문화를 산업적·문화적으로 육성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순천시는 관광과에 ‘미식관광팀’이 있다. 이 팀은 순천미식대첩, 음식거리 명품화, 외식업체 역량 강화 교육, 음식경연대회 등 음식문화를 관광 콘텐츠로 승화시키는 다양한 사업을 주도한다. 이는 음식문화를 도시브랜드 형성과 관광 유치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암군도 관광과에 ‘먹거리위생팀’을 두고 있으며, 식품위생과 함께 음식문화 개선, 음식점 명품화, 환경개선 사업 등 종합적 기능을 수행한다. 목포시의 경우, 관광거점도시추진단 내에 ‘미식산업 TF팀’을 구성해 미식행사 및 우수음식점 선정 등 전략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강진군은 ‘축제마케팅추진단’ 내에 식품위생팀을 두어 지역특화음식 육성, 밀키트 개발, 특화거리 조성, 축제 음식 운영 등 음식과 축제, 마케팅을 연계한 전략을 구사한다. 해남군도 관광실 소속의 ‘관광위생팀’에서 미식관광을 포함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는 여전히 음식문화를 위생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광양시는 보건소 산하 식품위생과에 음식문화팀을 두고 있으며, 위생업무와 함께 특화거리 조성 및 시설개선 지원 등을 수행한다. 나주시 역시 보건소 내 음식문화팀이 나주밥상 콘텐츠 개발, 위생업소 개선, 남도음식거리 조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 여러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으나 보건소 소속이라는 점에서 ‘관광 자원’보다는 ‘관리 대상’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강하다.

 

이처럼 전남 각 지자체는 음식문화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인 관광자산 혹은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려는 의지의 강도는 행정조직의 구조에 따라 편차가 크다. 특히 음식문화가 문화나 관광 부서에 포함될 때 업무 특성상 창의적인 기획과 융복합적 발전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행정조직 개편이 음식문화의 성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은 음식문화가 관광객의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승화되는 시대다. 단순히 위생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머무르기보다, 지역의 농수산물, 이야기와 정체성을 담은 음식문화를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마케팅하며, 지속가능한 지역자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전남 지자체들이 지역 특산물의 홍보와 소비촉진, 음식을 통한 지역민의 자부심 고양과 정체성 확립, 음식을 문화 관광 콘텐츠 활용에 의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게 하려면 조직의 위치를 넘어 음식문화의 미래 전략을 새롭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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