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전남의 산지 재료 음식, 그 장점을 살리고 있는가?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5-08-19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는 이달 말 열리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미식 박람회, 국제 골프대회, 국제농업박람회 등 굵직한 행사를 연이어 앞두고 있다. 이들 행사는 수많은 국내외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기회이자, 전남이 가진 관광 자원과 식문화를 세계에 알릴 절호의 무대다. 그러나 최근 여수에서 불거진 식당 위생 문제와 서비스 불친절 논란은 전남 음식 전반에 대한 이미지를 흔들어 놓았다. 축제를 앞두고 반짝이는 국제행사 유치의 성과 뒤로, 음식 문화의 기본인 ‘신뢰’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여수시는 사태 이후 시내 모든 음식점의 위생과 친절도를 점검하겠다고 서둘러 대책을 내놓았다. 전라남도 역시 발맞추어 ‘위생 등급제 인증 업소’를 중심으로 특화 구역을 지정하고, ‘안심 먹거리 존’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친절 앞치마’ 보급, 고령 자영업자 대상 컨설팅, 잔반 재사용 금지, 그리고 혼밥이 가능한 음식점 확대를 위해 1인용 식탁 1천 개를 보급하겠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모두 의미 있는 조치지만, 근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과연 전남의 음식은 본래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전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풍부한 농·수·축산 자원을 갖춘 고장이다. 서해와 남해가 감싸 안은 바다에서는 사계절 다양한 해산물이 생산되고, 영산강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평야에서는 신선한 곡물과 채소가 자란다. 또한 지리산, 월출산, 무등산을 비롯한 산지에서는 약초와 버섯, 산채가 풍성하다. 다시 말해 전남의 음식은 태생적으로 ‘산지 직송’이 가능하고, 그 신선도와 품질에서 타 지역과 비교해 월등한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 장점은 충분히 발휘되고 있는가?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관광객이 전남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바다와 산에서 갓 건져 올린 재료로 차려낸 밥상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마주하는 식당의 음식은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의 풍부한 산지 재료가 단순히 신선도를 넘어, 창의적인 메뉴 개발과 차별화된 맛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위생이나 서비스 문제로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많은 지자체는 음식관광을 활성화하겠다며 전담팀을 두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음식거리 조성, 향토음식점 인증, 위생 개선, 홍보 마케팅 등 외형적인 성과는 있었지만, 관광객이 특정 음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올 만큼의 매력을 창출한 곳은 드물다. 다시 말해 지역의 풍부한 재료와 고유의 음식 문화가 정책과 행정의 틀 안에서 ‘관리’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남이 본래 가진 산지 재료의 힘을 ‘스토리’와 ‘차별성’으로 확장하는 일이다. 산지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 들에서 바로 수확한 채소는 그 자체로 경쟁력 있는 자원이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조리하고, 어떤 이야기와 함께 내놓느냐에 따라 단순한 식사가 관광 콘텐츠로 승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섬마을의 제철 생선을 활용한 요리를 지역 축제와 연계하거나, 농촌의 산채밥상을 힐링·웰니스 관광과 접목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전남이 국제행사를 연이어 개최하는 지금이야말로 음식 문화의 본질적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위생과 친절은 기본이고, 그 위에 지역만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더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방문객이 잠시 머물다 떠나는 ‘스쳐 지나가는 손님’에 그칠 것이다. 산지 재료라는 천혜의 자원을 바탕으로 전남만의 음식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관광과 연계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전남의 음식은 이미 재료에서 승부가 난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재료의 가치를 어떻게 살려내느냐의 문제다. 산지의 신선한 식재료가 위생과 친절이라는 기본을 만나고, 창의적인 재해석과 이야기를 더할 때 비로소 전남 음식은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전남은 과연 그 장점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가? 이제 답해야 할 시간이다.

최신 기사

포토뉴스

지역권뉴스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