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스마트팜은 농업 기술의 혁신을 넘어 지역 농업의 체질을 바꾸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고령 농업인의 비율이 높고,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스마트팜은 전남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청년층의 귀농·귀촌 증가, 웰니스·치유농업 등 새로운 농업 트렌드의 확산 역시 스마트팜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전라남도가 스마트팜 도입과 활용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스마트팜 지원 등 시의적절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책은 스마트팜 보급과 교육 중심에 머무르고 있다. 교육만으로는 농업 혁신이 완성되지 않는다. 교육은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교육을 통해 배운 인력이 실제 취업과 창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 생태계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기업 유치와 인력 양성이 동반되지 않는 교육은 반쪽짜리 전략에 불과하다. 현재 전남은 스마트팜의 최대 수요지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산업적 기반을 다지는 데 있어 소극적이다.
스마트팜은 단순히 농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첨단 센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동화 설비 등 다양한 ICT 기술과 농업이 결합해야 가능한 복합 산업이다. 따라서 이를 뒷받침할 기업과 연구기관이 지역에 집적되어야 한다. 전남이 스마트팜 수요지임에도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스마트팜의 도입과 관련된 비용은 전남 밖으로 빠져 나가게된다. 돈만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젊은 인재들도 빠져 나가게 된다.
교육받은 인력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라는 본래 목적도 달성하기 어렵다. 실제로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스마트팜의 주요 수요지에서 관련 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하며,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 발전한 사례가 많다. 전남 역시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전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첫째, 스마트팜 기업 유치와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시급하다. 전남은 이미 풍부한 농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기업들에게 실증 시험장과 시장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지닌다. 기업을 유치해 전남 내에서 생산된 기술과 장비가 지역 농가에 바로 적용되는 구조를 만들면, 기술–인력–자본이 맞물리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둘째, 청년층 대상 스마트 팜 연구 인력 양성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는 단기 스마트팜 활용 교육 중심인데, 교육–실습–취업–창업으로 이어지는 통합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교육만 받고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아니라, 전남에 정착하여 농업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장 실습과 창업 지원, 취업 연계가 포함된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지방정부의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스마트팜 기업과 인재가 전남에 머무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기업 입주 혜택, 규제 완화, 기반 시설 확충, 연구개발(R&D) 허브 구축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남이 공급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
전남은 스마트팜의 수요지이면서도 여전히 공급 구조에서는 취약하다. 기업 유치와 인력 양성으로 확장되지 않는다면, 스마트팜은 지역 농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지 못한다. 교육받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떠난다면, 전남 농업은 다시 고령화와 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크다. 지금이야말로 교육과 산업, 인력이 맞물려 돌아가는 ‘전남형 스마트팜 생태계’를 조성할 전환의 시기다.
전라남도는 스마트팜의 최대 수요지라는 이점을 살려야 한다. 수요지에 공급 기업이 자리 잡고 연구와 자재 개발까지 연계될 때, 비로소 전남은 명실상부한 스마트팜의 공급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역 농업의 미래를 위해, 이제 전남이 교육 중심의 소극적 정책에서 벗어나 기업 유치와 공급지 전략을 강화해야 할 때이다.
참고 문헌
허북구. 2024. 나주 자동화 농업 시범단지와 후방산업. 전남인터넷신문 칼럼(2024.6.14.).
허북구. 2024. 나주시, 스마트팜 후방산업 육성 최적지이다. 전남인터넷신문 칼럼(2022.6.13.)
허북구. 2022. 전남농업, 후방산업 육성해 시너지효과 내야. 전남인터넷신문 킬럼(2022.6.9.).
허북구. 2020. 전남도, 스마트팜 R&D와 장비업체 집적화 선점해야. 전남인터넷신문 칼럼(202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