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놀이농업문화’는 단순히 농산물을 재배하는 행위를 넘어, 사람들이 자연과 마주하고, 생활의 지혜를 나누며, 심신을 치유하는 장으로 발전해온 독창적인 문화이다. 농업은 본래 생존을 지탱하기 위한 노동이자 생산 그 자체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농업과 농악, 김매기 소리 등 농업과 놀이가 하나가 되어 지역사회의 기반을 형성해왔다.
현대에 들어서는 도시 생활자들이 농업에 접하는 체험이나 농촌 생활을 재발견하는 활동을 통해 ‘농을 즐기는 문화’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우선, 모내기나 벼베기 같은 농작업이 이벤트화되어 지역 주민뿐 아니라 도시에서 온 참가자와 함께 이루어지는 사례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논에 들어가 진흙투성이가 되어 모를 심는 행위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놀이’로 즐겨진다. 동시에 참가자들은 쌀농사의 어려움과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몸소 느끼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 농촌에는 농작업의 절차마다 이어지는 전통적인 행사가 존재한다. 봄의 풍년 기원제, 가을의 수확제에서는 신에게 감사하는 동시에 지역 사람들이 모여 춤과 노래, 공동 식사를 즐겼다. 농업은 단순한 생산 수단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놀이의 장’이기도 했던 것이다.
아이들은 논에서 개구리나 미꾸라지를 잡고, 짚으로 장난감을 만들며 농촌 고유의 놀이를 통해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배웠다. 이는 농업에 뿌리내린 놀이문화가 세대를 넘어 전승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현대에 와서 이러한 놀이농업문화는 새로운 형태로 재평가되고 있다.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자연과 농으로부터 분리된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농업 체험은 ‘비일상’이자 ‘치유’로 받아들여진다. 관광농원에서의 딸기 따기, 블루베리 따기, 고구마 캐기 체험은 가족 단위의 여가활동이자 동시에 농업의 매력을 전하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이러한 경험은 교육적 효과가 크며, 아이들이 음식 뒤에 숨은 노동과 자연의 은혜를 배우는 계기가 된다.
더 나아가, 놀이농업문화는 지역 경제와 관광 진흥에도 기여한다. 농작업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은 농촌 지역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어,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직면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농업을 ‘놀이’로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지역 브랜드를 강화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농박(農泊)’이나 ‘그린투어리즘’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은 도시민들에게 농촌에서의 체류 경험을 제공하여, 농과 놀이가 결합된 문화를 한층 확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놀이농업문화는 다면적인 역할을 지니고 있다. 첫째, 자연과의 교류를 통해 심신을 치유하는 ‘웰니스적 가치’를 제공한다. 둘째, 지역사회를 이어주는 공동체 의식을 강화한다. 셋째, 교육과 식생활 교육의 측면에서 아이들과 청년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전한다. 넷째,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즉, 놀이농업문화는 전통적인 농촌문화의 계승일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문화적 자원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놀이농업문화는 ‘농업을 즐긴다’라는 시각에서 농촌을 재발견하고,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려는 실천이다. 농업이 노동이자 놀이이며, 교육이자 치유라는 다층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특유의 농촌문화의 깊이를 보여준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와 마음의 풍요로움이 요구되는 시대에 이 문화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따라서 농도인 전남에서는 농업놀이문화를 발굴하고, 이것을 체계적으로 프로그램화하는 등 농업놀이문화를 전통의 계승은 물론 농가 소득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4. 단옷날의 창포와 전남의 놀이 문화.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2024-06-10).
허북구. 2024. 전남의 옛날 농촌 놀이.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2024-05-31).
허북구. 2024. 재미 농업과 놀이.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