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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구 감소 시대, 농업기술센터의 광역화와 연대 고려를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5-12-09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농업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농가 인구는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고령화율은 50%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농업기술센터는 여전히 ‘시·군 단위’라는 행정 단위와 지도 위주의 사업 구조에 갇혀 있다.

 

각 지자체는 농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유사한 기능의 장비와 시설을 반복적으로 구축하고, 전문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이 규모·전문성·기술 의존성 측면에서 급격하게 재편되는 시대에 이 같은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 점에서 일본의 농업기술센터 운영 방식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일본은 1999년 농업기술 확산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농업기술센터를 시·군이 아닌 도도부현, 즉 광역 단위에서 관리하도록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광역 단위의 장점은 명확하다. 작목별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고, 고가 장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지역별 특성에 맞춘 기술지원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일본의 농업개량보급센터들은 하나의 센터가 모든 작목을 다루지 않는다. 사과 산지는 과수 중심, 채소 집산지는 밭작물 중심, 축산 밀집 지역은 축산 중심으로 기능을 분담한다. 한국처럼 각 시·군이 비슷한 장비를 중복 구매하거나 지도 인력을 분산 배치하는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나아가 일본의 농업기술센터는 우리나라처럼 지도 사업 중심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개발 기능에도 충실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장비와 시험연구시설의 ‘공동 사용’ 체계다. 일본의 농업시험장, 병해충 진단센터, 스마트농업 실증센터 등은 대부분 광역 단위에서 설치·관리되며, 인접한 여러 보급센터가 이 인프라를 공동 활용한다. 고가의 병해충 진단 장비를 시·군별로 갖추어 놓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한국의 구조와 비교하면, 훨씬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농업기술 보급 체계라 할 수 있다.

 

현장지도 방식도 다르다. 일본의 농업 지도사들은 권역 전체를 순회하며 농가를 지원하는 ‘순회지도’ 체계를 갖고 있다. 농업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특정 시·군에 전담 지도사를 고정 배치하는 방식보다, 권역 전체를 대상으로 전문팀이 필요 시 현장에 투입되는 방식이 더 탄력적이고 전문적이다. 특히 스마트농업, 데이터농업, 병해충 예측과 같이 고도화된 기술지원은 지역 간 격차가 크므로, 권역별 전문팀 운영은 필수적인 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도 이제는 각 시·군이 모든 분야의 인력·장비·시설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이웃 지자체와 같은 품목의 작물을 중복적으로 조직배양해 보급하는 등의 사업을 계속하는 방식은 재검토해야 한다. 농업의 전문화 속도는 빠르고, 농가 수는 줄어들며, 디지털 기술 활용은 국가적 의제가 되었다. 이 흐름 속에서 시·군 단위의 기술센터는 인력 확보도, 장비 운영도, 사업의 효율성도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작목별·기술별 전문센터를 광역 차원에서 구축하고, 시·군 농업기술센터는 농가 상담과 행정 지원 기능에 집중하게 하는 ‘이중 구조’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토양·병해충 분석 장비는 광역으로 공동 운영하고, 스마트팜·기후대응 전문가 팀은 순회지도 방식으로 배치한다면, 중복 투자를 줄이는 동시에 농가가 체감하는 지원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미 일본은 20년 전부터 이러한 체계를 운영하면서 농업기술 보급 효율을 크게 높여 왔다.

 

물론 한국의 현실은 기초지자체 중심의 구조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광역화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농업정책이 일본은 농가(개별 농업경영체) 중심, 한국은 지역·지자체 중심의 농업정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농업기술센터 역시 그에 따른 역할 조정과 대응책 모색이 필요하다는 차이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의 체제가 농업인구 감소 등 구조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 또한 농업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질문은 피할 수 없다. 농업기술은 온라인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정보 취득 비용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아졌다. 농업인구는 감소하고, 농업 기술 수요는 고도화되고, 지역 간 협업은 필수 요건이 되었다.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제는 농업기술센터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인구감소, 기술·정보 유통의 급속한 변화, 농업환경의 구조적 전환을 감안하면, 농업기술센터의 조직과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전남, 농업정책과 농촌정책 분리해서 효율성을 높여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허북구(2025.9.24.).

허북구. 2025. 전남지역 농업기술센터, 학교에서 배워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허북구(2025.9.17.).

허북구. 2025. 농업기술센터, 지역간 연대로 효율성 높여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허북구(20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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