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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의 현지화 식재와 전남 농수산물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5-12-10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K-푸드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한국 음식은 이제 대중적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K-푸드가 해외에서 제공되는 방식과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원조의 맛 사이에는 점점 더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은 그 이유를 “한국산 재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다른 구조가 작동한다.

 

 K-푸드의 원래 맛이 해외에서 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재료 조달의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현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 공급망의 논리와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려는 시장 전략이라는 두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K-푸드가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현지 재료 사용의 효율성’과 ‘현지 기호에 맞춘 맛 조정’이 결합되면서 원래의 맛과 멀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해외 공장과 외식 브랜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우선한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고추·마늘·배추·파·멸치 등을 그대로 해외에서 사용하기는 쉽지 않으며, 물류비와 가격 경쟁력, 보관성, 대량 조달 가능성이 항상 고려된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현지 음식 산업이 이미 보유한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K-푸드의 첫 번째 변형이 시작된다. 원래 한국 농수산물이 주던 향·식감·수분·당도·감칠맛은 현지 재료로 대체되는 순간 달라지고,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된다. 동시에 기업들은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의 강도, 단맛과 짠맛의 균형, 매운맛의 허용 범위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한다. 매운맛을 완화한 김치, 더 달아진 떡볶이 소스, 바삭한 식감을 강조한 한국식 치킨 등이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과정에서 K-푸드는 재료와 맛 두 층위 모두에서 ‘현지형 K-푸드’로 변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세계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산 농수산물의 소비는 비례해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인이 소비하는 K-푸드는 대개 현지 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국, 특히 전남과 같은 농업 중심 지역에서 생산한 원재료가 해외 시장에서 함께 성장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한다.

 

이는 일본 일식이나 이탈리아 음식도 겪었던 문제지만, 그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형 음식과 원조형 음식의 이중 구조”를 구축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해외에서는 현지 재료로 만든 일식·피자를 소비하되, 정통의 기준과 원조 맛은 반드시 본고장 재료로 만든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한 것이다. 이러한 구조가 자리 잡으면 해외에서의 인기와 별개로 본고장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K-푸드 역시 동일한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 어디에서든 현지 재료를 활용해 현지 기호에 맞춘 K-푸드가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은 산업의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동시에 “원조 K-푸드의 기준은 한국산, 특히 전남산 농수산물을 기반으로 한다”는 국제적 인식을 구축해야 한다.

 

전남은 배추·마늘·파·고추·쌀뿐 아니라 다시마·멸치·김 등 감칠맛의 핵심 자원을 보유한 지역으로, K-푸드 맛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 재료들이 없다면 한국 음식 고유의 맛을 완성할 수 없고, 이는 곧 K-푸드 세계화의 뿌리가 흔들리는 문제로 이어진다.

 

따라서 K-푸드 산업은 단순히 해외에서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외에서 ‘현지형 K-푸드’를 보급하되, 한국을 방문하면 ‘원조 K-푸드’를 맛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 중심지로 전남이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가 이탈리아에 가서 “현지의 진짜 피자”를 맛보듯, 세계인이 전라남도에 와서 “K-푸드 원조의 맛”을 경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K-푸드를 단순 대중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관광·지역농업 브랜드로 발전시키는 핵심 전략이다. 세계화된 형태의 K-푸드와 원조의 K-푸드가 병존하면서 서로의 가치를 높이는 이중 구조가 자리 잡을 때, 비로소 K-푸드의 글로벌 성장과 한국 농수산업의 발전이 함께 나아갈 수 있다.

 

K-푸드의 미래는 결국 한국산 재료의 정체성과 맛의 뿌리를 세계가 어떻게 이해하고 소비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그 중심에는 전남 농수산물이 차지할 자리가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전남에서는 음식 정책이나 남도국제미식박람회 등의 행사를 소모성으로 치르지 말고, 남도의 K-푸드 원조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접근성을 높여 K-푸드 관광지 및 전남산 농수산물이 K-푸드에 소비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전라도 음식, 사라져가는 차별성과 정체성.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허북구(2025.10.2.).

허북구. 2025. 남도국제미식박람회와 남도 음식의 정체성.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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