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스마트농업 시스템은 농촌의 노동력 부담을 줄이고,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안을 완화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 농업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스마트팜은 지속가능한 농업 전환의 주요 해법으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최근 한국농어촌공사가 전남 7개 시·군에 전국 최대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이다. 전남은 점차 스마트팜의 전진기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유럽과 북미에서는 스마트팜, 특히 실내형 수직농장이 연이어 축소되거나 문을 닫는 사례가 이어졌다. 기술 실패라기보다는, 전력과 탄소 문제라는 구조적 한계가 큰 이유이다. 독일에 본사를 둔 Infarm은 유럽 전역에 실내 수직농장을 확장하며 ‘도시형 미래 농업’의 상징처럼 주목받았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유럽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LED 조명과 항온·항습 설비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전력요금 급등은 치명적이었다. 결국 Infarm은 영국·프랑스·네덜란드 등에서 사업을 대폭 축소했고, 일부 법인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경영악화에는 수익성 확보 실패, 경제 환경 악화, 투자금 소진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가운데, 전기요금 상승과 에너지 비용 부담이 반복적으로 언급되었다.
네덜란드의 소규모 수직농장 스타트업 Glowfarms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Glowfarms는 2.5년 정도 운영한 뒤 2022~2023년에 활동을 중단했다. Glowfarms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생산 비용을 크게 높여 효율적 작물 생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고, 결과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북미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국의 대표적 수직농장 기업 AeroFarms는 2023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공식적으로는 투자 환경과 자금 조달 문제가 함께 거론됐지만, 업계 분석에서는 높은 전력비와 에너지 집약적 구조가 근본적 한계로 지적됐다. LED 조명과 냉난방, 자동화 설비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모델은, 전력 가격이 안정적일 때만 성립 가능한 구조였던 셈이다.
이들 사례는 수직농장 기반으로 인공조명에 의한 전력비가 많이 드는 공통점이 있는데, 자연의광을 대체하는 농업은 전력 단가가 흔들리는 순간 탄소중립은커녕 경제성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말해 준다. 특히 화석연료 기반 전력이 주류인 상황에서 실내형 스마트팜은 탄소중립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기 쉽다.
전남의 스마트팜은 인공광을 사용하는 수직농장과는 다르나 우리나라 겨울철을 온도가 낮아 난방 등을 위한 전력비가 많이 소모된다. 따라서 스마트팜의 성공 여부는 시설비, 자동화 기술이나 데이터 수준뿐만 아니라 에너지 설계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전남형 스마트팜은 실내 수직농장의 복제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남의 기후를 활용한 제철 생산을 기본으로 하는 것과 함께 스마트팜을 양립과 발전시키려면 영농형 태양광, 농장 단위 태양광·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전력비 부담을 구조적으로 낮춰야 한다. 전력을 외부에서 사다 쓰는 스마트팜이 아니라, 전력을 함께 생산하는 스마트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또한 전라남도는 전국 최고 수준의 태양광·풍력 자원을 보유한 지역이다. 이 강점을 스마트팜에도 적용을 해야 한다. 최근의 전남 지역 재생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를 논할 때 첨단전략산업과 기업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스마트팜이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
유럽과 북미의 수직농장 실패는 스마트팜 자체를 부정하라는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에너지와 분리된 스마트팜은 지속될 수 없다”라는 경고다. 전남에서 스마트팜이 탄소중립과 소득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재생전력과 결합된 전남형 스마트팜이 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전남 영농형 태양광과 일본 사례의 시사점.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5.12.3.)
허북구. 2023. 솔라쉐어링 팜.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202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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