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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대만 농업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과 전남 농업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6-01-05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의 2026년 상반기 농업 분야 외국인 계절노동자 배정 규모가 지난해보다 58% 늘었다. 전라남도는 올해 20개 시군, 4천468농가에 모두 1만5천214명의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배정됐다고 밝혔다. 숫자만 놓고 보면 단순한 ‘증가’처럼 보이지만, 이 변화는 전남 농업의 인력구조가 이미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외국인 계절노동자는 더 이상 일부 농가의 보조 인력이 아니라, 농번기를 지탱하는 핵심 노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업의 인력 문제는 더 이상 개별 농가의 고민이 아니다. 고령화와 청년 유입 감소, 계절적 노동 집중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소농중심의 한국·일본·대만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를 농업 현장의 중요한 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그 방식과 비중, 그리고 농기계·기술과의 결합 양상은 각 나라의 농업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 이 비교는 전남 농업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 농업에서 외국인 노동자 의존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커졌다. 특히 농림어업 분야 외국인 취업자는 단기간에 큰 폭으로 증가하며, 농촌 현장에서 “없으면 농사가 안 되는 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논벼 농사는 이미 거의 완전 기계화 단계에 이르렀지만, 밭작물·과수·시설원예·축산 보조노동에서는 여전히 사람 손이 필수적이다. 전남처럼 밭작물과 과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파종·정식·수확 시기를 넘기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임시 보완재’가 아니라 ‘구조적 노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농업에서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낮게 집계된다. 그 이유는 일본 농업이 일찍부터 기계화·자동화를 통해 노동 투입을 줄여 왔기 때문이다. 벼농사는 이앙기와 콤바인 중심의 기계화가 오래전에 정착됐고, 최근에는 자율주행 농기계와 스마트농업 기술을 통해 고령 농가의 노동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기본 전략은 “외국인 노동 확대”보다 “노동 자체를 줄이는 농업”에 가깝다. 이는 인구 감소 사회에서 농업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이다.

 

대만은 한국과 일본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소농 중심 구조에서 농기계를 개별 농가가 보유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대만은 농작업 대행과 공동이용 체계를 통해 기계화를 유지해 왔고, 동시에 농업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피크 시즌의 인력 부족을 보완하고 있다. 즉, 기계화와 외국인 노동을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로 설계한 셈이다. 이 구조는 밭작물·채소·과수 중심 지역에 특히 현실적인 해법으로 작동한다.

 

이 세 나라의 비교에서 전남 농업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외국인 노동자 고용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중장기 구조로 관리해야 한다. 전남 농업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이미 핵심 인력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임시 인력’처럼 취급되면서 숙련 축적, 작업 안전, 생활 여건 개선은 뒤로 밀려 있다. 일본처럼 기계화율을 높이고, 노동 투입을 줄이는 방향을 병행하지 않는다면, 외국인 노동 의존은 해마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 전남 농업의 기계화 전략은 ‘논 중심’에서 ‘밭·과수 중심’으로 재설계돼야 한다. 논벼는 이미 기계화가 충분히 이뤄졌지만, 전남의 경쟁력은 밭작물과 과수, 특화 작목에 있다. 파종·정식·수확 단계의 기계화가 더디면 외국인 노동 수요는 계절마다 급증하고, 이는 인력 수급 불안과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일본식의 기계화에 의한 노동력 감소 및 대만식 농작업 대행과 공동기계 이용 모델은 전남 밭작물 지역에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셋째, 외국인 노동 정책과 농업 기술 정책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반대로 스마트농업과 기계화만 강조해도 현장의 노동 공백은 메워지지 않는다. 전남 농업에는 ‘적정 노동 + 적정 기계화’라는 현실적 균형이 필요하다. 외국인 노동자는 숙련을 전제로 안정적으로 고용하고, 반복·중노동 공정은 기계와 기술로 줄여 가는 방향이다.

 

한·일·대만의 사례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노동을 어떤 농업 구조 속에 위치시키느냐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전남 농업 역시 외국인 노동을 단순한 인력 수급 대책이 아니라, 기계화·작업체계·지역 농업 구조 개편과 함께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전남 농업이 인구 감소 시대에도 지속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전남 농업, 기계화로 인건비 위기 넘어서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5.9.11.)

허북구. 2025. 나주 산포면 원예농업, 외국인 노동 의존의 시사점.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 칼럼(2022.5.26.).

허북구. 2025. 외국인 근로자의 덫에 빠진 전남 농업, 괜찮은가?.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 칼럼(202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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