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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업, 인사 개편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6-01-12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새해가 시작되면서 전라남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는 어김없이 인사 발령이 이어지고 있다. 농업·농정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자리가 바뀌고 역할이 조정되지만, 인사이동 그 자체가 곧바로 정책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사는 조직 운영의 출발점이자 방향타이지만, 그 효과는 사람의 이동보다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문제는 시대의 변화 속도다. 농업을 둘러싼 환경은 기후위기, 고령화, 노동력 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관행적이고 습관적인 업무방식에 머문다면 농업의 미래를 설계하기는 어렵다. 과거의 경험과 기존의 틀만으로는 지금의 변화는 물론, 다가올 변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남 농업이 이번 인사 개편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려면, 단순한 ‘사람의 이동’을 넘어 일하는 방식의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인사가 바뀌었는지가 아니라, 인사를 통해 조직의 사고와 행정의 방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중요하다.

 

우선, 과거의 경험만으로는 현재를 설명할 수 없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한때 유효했던 정책 수단이나 행정 경험이 지금은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인사 개편은 ‘경험 많은 사람’이 아니라 변화의 맥락을 읽고 새로운 틀을 설계할 수 있는 인재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둘째, 관행적·습관적 업무에서 벗어나는 조직 문화가 중요하다. 농업 행정은 오랫동안 연례 사업과 반복 보고, 정형화된 평가에 익숙해져 왔다. 그러나 단순 관리와 집행 중심의 업무는 점차 자동화·디지털화되고 있으며, 행정의 역할은 기획과 조정, 해석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사 개편의 효과를 높이려면 ‘그동안 해오던 방식’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기준으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

 

셋째, 메타 분석과 데이터 활용 역량을 갖춘 인사 운영이 필요하다. 개별 사업의 성과를 나열하는 데서 벗어나, 정책·현장·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요구된다. 어떤 정책이 왜 작동했는지, 작동하지 않았다면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 없이는 미래 전략을 세울 수 없다. 이는 단순한 통계 처리 능력이 아니라, 데이터를 정책 언어로 전환하는 창의적 역량의 문제다.

 

넷째, 지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 배치가 뒤따라야 한다. 농업 정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품종 전환, 농가 조직화, 유통 구조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잦은 인사 이동이 반복되면 정책은 늘 미완에 그친다. 핵심 농정 과제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연속 근무를 보장하고, 축적된 경험이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농업을 미래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치유농업, 농촌 돌봄, 웰니스, 스마트농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를 단순한 보조 사업이나 일시적 유행으로 볼 것인지, 지역의 일자리와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할 것인지는 결국 담당자의 시각에 달려 있다. 인사 개편은 전통 농정과 새로운 농정을 갈라놓는 계기가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인사는 사람을 바꾸는 일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조직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전남 농업이 이번 인사 개편을 통해 진정한 변화를 이루려면, ‘누가 어디로 갔는가’보다 ‘어떤 방식으로 일할 것인가’를 묻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농민과 현장이 체감하지 못하는 인사 개편은 의미가 없다. 새해의 인사가 전남 농업의 미래 방향을 설정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 농업, 새해 인사 발령이 던지는 과제.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01.02).

허북구. 2024. 지자체장 맘대로 인사에 지역 농업 멍든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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