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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마을 그림이야기 - 문빅토르 작 '거울’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만나는 디아스포라 예술의 깊은 성찰 2026-03-14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이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 거장 문빅토르(1951-) 화백의 작품 〈거울〉(114×95cm, 캔버스에 오일, 2022)을 공개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현재 이 작품은 광주 고려인마을 산하 문빅토르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고려인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은 주민관광청 해설사의 안내를 통해 작품의 배경과 의미를 들으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거울〉은 단순히 거울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아니다. 이 작품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 상징적 회화다. 


큐레이터의 시각에서 볼 때, 이 작품은 ‘거울’이라는 장치를 통해 인간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타인의 성격과 행동을 살피며 때로는 비판하고, 때로는 평가한다. 그러나 그 시선의 끝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은 결국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의 모습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서로를 바라보는 듯하지만 동시에 거울 속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고 있다. 이처럼 이중적으로 구성된 화면은 인간이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점검하고 판단하는 존재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이후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문빅토르 화백은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민족 정체성을 화폭에 담아온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작 「1937 고려인 강제이주열차」와 「홍범도 장군」이 민족의 기억과 역사적 서사를 강렬하게 그려냈다면, 이번 작품 〈거울〉은 인간의 내면을 응시하며 보다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절제된 색채와 상징적인 구도, 그리고 인물의 심리를 강조한 화면은 관람객을 조용히 그림 앞으로 이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나는 어떤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있는가.”

문빅토르미술관 관계자는 “〈거울〉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결국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게 되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담은 작품”이라며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적 기억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고려인마을에 자리한 문빅토르미술관은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예술을 함께 조명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문빅토르 화백의 주요 작품들이 상설 전시되어 있으며, 예술을 통해 한 세기의 유랑과 귀환의 역사를 조용히 들려주고 있다.

강제이주와 망명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고려인 공동체. 그 삶의 기억과 예술적 성찰을 품은 이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은 오늘도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역사와 인간의 내면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고려방송: 임용기(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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