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최근 건강과 직결되는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면서 채소 소비는 그 중심에 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일본의 경우 하루 권장 채소 섭취량은 350g인데, 실제 섭취량은 약 260g 수준에 머물러 있다(令和5年度 国民健康・栄養調査).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이 등장했다. 일본 나라여자대학 · 가부시키가이샤 헬스케어 시스템즈(奈良女子大学・株式会社ヘルスケアシステムズ)에서는 소변 속 칼륨 배출량을 측정하여 개인의 채소 섭취량을 추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채소는 체내 칼륨의 주요 공급원이라는 점에 착안해, 소변 속 칼륨 농도를 통해 섭취 수준을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기존처럼 식단을 기록하거나 복잡한 영양 분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높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1~2회의 소변 검사만으로도 채소 섭취 부족 여부를 일정 수준 이상의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생활 관리가 개인의 기억이나 의지에 의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측정 가능한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얼마나 먹었는가”를 묻는 시대에서 “얼마나 섭취되었는가를 측정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이 갖는 의미는 농업의 역할 자체를 재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까지 농업은 생산량과 유통 중심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생산된 채소가 실제로 얼마나 섭취되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한 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 소비 이후의 ‘섭취 단계’까지 농업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이다.
전남 농업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전남은 전국적인 채소 생산지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생산과 소비 사이의 연결 구조는 여전히 약하다. 특히 소비자의 실제 섭취 수준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생산은 이루어지지만, 건강으로 이어지는 구조나 마케팅은 불완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소변을 통한 채소 섭취량 추정기술은 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 보건소, 학교, 기업 등과 연계하여 주민의 채소 섭취 상태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부족한 경우 지역 농산물 소비로 연결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소비 촉진을 넘어, 지역 농업과 건강 정책이 결합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치유농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크다. 치유농업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생활습관의 변화를 유도하는 구조이다. 여기에 개인의 채소 섭취 상태를 데이터로 확인하는 과정이 결합된다면, 참여자는 단순한 경험을 넘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인식하고 변화시키는 계기를 갖게 된다. 이는 치유농업을 보다 실질적인 건강 관리 모델로 확장시키는 기반이 된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채소 소비는 개인의 선택과 감각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과학적 지표를 통해 자신의 섭취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는 농업이 단순한 생산 산업에서 건강을 설계하는 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남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생산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생산–유통–섭취–건강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채소 한 포기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사람의 몸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까지 연결될 때 농업의 가치는 새롭게 정의된다.
이제 농업은 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농산물이 사람의 몸속까지 들어가고, 그 결과를 다시 농업으로 되돌려야 한다. 소변을 통한 채소 섭취량 추정기술은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전남 농업은 이러한 형태의 기술을 발판 삼아 생산 중심에서 건강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부가가치를 더육더 높여야 할 시기이다.
참고문헌
奈良女子大学・株式会社ヘルスケアシステムズ プレスリリース「尿中カリウム量から野菜摂取量の推定が可能に」, 令和8年3月19日
허북구. 2026. 사라지는 전남 봄나물, 지켜야 할 우리의 밥상 유산.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03.12.).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과 친환경농업, 생산과 소비의 재설계.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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