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일본 바이오스티뮬란트 협의회(JBSA)가 지난 4월 1일 도쿄대학교 야요이 강당에서 개최한 강연회에는 오프라인 약 160명, 온라인 약 1,000명이 참여했다. 주제는 “바이오스티뮬란트를 이해하다 – 바이오스티뮬란트의 국제적 흐름과 일본의 최전선”이었다. 참여 규모만 보더라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산업적 전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오스티뮬란트(Biostimulant)는 비료나 농약과는 다른 개념이다. 식물에 직접 영양을 공급하기보다는 식물의 생리 작용과 대사 기능을 활성화하여 양분 이용 효율을 높이고, 고온·저온·가뭄·염류와 같은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식물이 스스로 더 잘 자라도록 돕는 물질”이다. 사용량이 매우 적어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품질 개선까지 연결된다는 점에서 기존 농자재와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
세계적으로 보면 바이오스티뮬란트는 이제 막 확산 단계에 들어선 기술이다. 미국에서는 원예작물 기준 약 50%의 농가가 일부 형태로 활용하고 있으며, 옥수수와 대두와 같은 대규모 작물에서는 약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직은 선택적 적용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유럽은 제도와 시장이 함께 형성되면서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 기능성 자재로서의 위치가 비교적 명확하게 자리 잡은 상태다.
일본은 그 중간 지점에 있다. 기술 자체는 새롭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원예학·식물생리학 기반이 매우 탄탄하다. 연구 성과가 현장 적용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향후 확산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흐름은 전남 농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전남은 시설원예 비중이 높고, 특히 딸기·토마토·파프리카 등 고부가가치 작물이 집중된 지역이다.
이러한 작물은 환경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며, 품질과 수량의 작은 차이가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투입량을 늘리는 방식’보다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딸기 재배 현장에서 바이오스티뮬란트는 이미 일부 적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해조추출물이나 아미노산 기반 자재를 활용할 경우, 초기 활착이 안정되고 뿌리 발달이 촉진되는 경향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겨울철 저온기에는 생육이 정체되기 쉬운데, 이 시기에 처리하면 엽색이 유지되고 광합성 효율이 안정되는 사례가 있다. 또한 개화기와 착과기에는 스트레스 완화 효과로 기형과 발생이 줄고, 과실 균일도가 개선되는 경향도 확인된다.
실제 농가에서는 “비료를 더 주지 않았는데도 생육이 안정된다”라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바이오스티뮬란트가 양분을 추가로 공급하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양분을 더 잘 활용하도록 돕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처럼 비료 가격이 상승하고,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더욱 중요해진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바이오스티뮬란트는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 기본적인 재배 관리가 갖춰진 상태에서 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이지, 토양 관리나 양분 관리가 부족한 상태를 대체할 수는 없다. 또한 제품 간 성분과 작용 기작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작물과 생육 단계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 현장에서는 시험 적용과 데이터 축적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전남 농업의 방향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는 투입 중심에서 효율 중심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기후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는 점점 커지고 있고, 노동력은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물 자체의 생리적 회복력과 적응력을 높이는 접근이 필요하다. 바이오스티뮬란트는 바로 이 부분에서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도입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지역별 작목에 맞는 적용 모델을 만들고, 농가 단위의 경험을 데이터로 축적해야 한다. 특히 전남과 같이 시설원예 비중이 높고, 친환경 농업의 면적인 넓은 지역에서는 작목별 표준 적용 기술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바이오스티뮬란트는 아직 완전히 정착된 기술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농업이 단순한 투입 경쟁에서 벗어나 생리와 기능을 기반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 있다는 점이다. 전남 농업이 이 흐름을 선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생산성과 품질, 그리고 환경 대응까지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日本農協新聞. バイオスティミュラントの国内外の動向、研究を交流 日本バイオスティミュラント協議会が講演会. 2026.04.03.
허북구. 2025. 숫자로 보는 살충제 사용과 한국의 불편한 진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08.21.).
허북구. 2025. 카페인의 천연 농약 가능성.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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