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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업, AI와 스마트농업의 방향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6-04-23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최근 전라남도농업기술원과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농업 분야의 AI·스마트농업 인력 양성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 농촌 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새로운 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매우 필요한 흐름이다. 과거 경험과 노동력 중심이었던 농업이 데이터와 기술 기반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교육은 시대에 대한 자연스러운 대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 현장의 일부 교육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 스마트농업을 이야기하면서 ‘얼마나 크게 할 것인가’, ‘얼마나 시설을 확장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을 도입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채 외형을 키우는 데만 집중한다면, 이는 본래 목적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스마트농업과 AI의 도입의 우선적인 목적은 인건비를 줄이고, 노동을 효율화하며, 작물의 생육을 정밀하게 관리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즉, 같은 면적에서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생산을 만들어 내고, 투입 대비 산출을 높이는 데 있다. 다시 말해 ‘크기’가 아니라 ‘밀도’와 ‘효율’의 문제다.

 

농업은 본질적으로 토지에 기반을 둔 산업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일정 면적에서 생산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공산업을 발전시켜 왔고, 나아가 1차·2차·3차 산업을 결합한 6차산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 왔다. 하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한계에 직면해 있다. 국제 경쟁 심화, 인구 감소로 인한 소비 축소,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해답을 찾기 어렵다. 시설을 확대하고 생산량을 늘려도 판매가 따라주지 않으면 오히려 부담만 커질 수 있다. 특히 초기 투자 비용이 큰 스마트농업의 경우, 외형 확장 중심의 접근은 농가 경영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제는 방향을 조금 달리 볼 필요가 있다. 외형적 확장이 아니라 비용 구조를 낮추고, 생산 과정의 낭비를 줄이며,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 내는 데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생육 예측은 불필요한 투입을 줄이고, 병해충 발생을 사전에 관리할 수 있게 한다. 환경 제어 기술은 작물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해 상품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일 때 비로소 ‘생산성 향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스마트농업은 단순히 생산 단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확 이후의 선별, 유통, 판매까지 데이터 기반으로 연결될 때 그 효과가 더욱 커진다. 생산량을 늘리는 것보다, 팔릴 수 있는 품질과 규격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결국 스마트농업은 ‘많이 생산하는 기술’이 아니라 ‘잘 생산하고, 잘 판매하는 체계’를 만드는 도구로 이해되어야 한다.

 

교육 역시 이러한 방향을 반영해야 한다. 장비 사용법이나 시설 구축 중심의 교육을 넘어, 농가의 경영 구조를 분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수익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기술은 수단일 뿐이며, 목적은 어디까지나 농가의 지속 가능한 소득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 농업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외형을 키우는 데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AI와 스마트농업이 농업의 해답이 되기 위해서는, ‘크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남는 농업을 만드는 기술’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 농업과 노지형 스마트농업의 방향.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04.17.).

허북구. 2026. 전남 농업, AI 시대 식탁을 위한 구독경제를 준비해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02.10.).

허북구. 2026. 일본에서 6차산업의 성과와 한계, 전남 농업의 선택.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01.20.).

허북구. 2020. 농가의 6차 산업 상품, 팔리고 안 팔리는 이유.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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