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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을 기회로 바꾸는 전남 6차산업의 길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6-04-29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최근 폭염은 일시적인 기상이변을 넘어 일상화된 환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름의 길어짐과 고온의 지속은 농업 생산뿐 아니라 식생활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더위가 심해질수록 식욕은 떨어지고, 음식의 선택 기준도 ‘맛’에서 ‘몸의 부담을 줄이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농산물 가공을 중심으로 한 6차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폭염을 하나의 시장 환경으로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다. 일본의 한 식품기업은 토마토 주스에 염분을 더한 제품을 통해 여름철 수분과 나트륨을 동시에 보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제품은 100ml당 약 42~70mg의 나트륨을 함유해 열사병 대응 음료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폭염 환경을 고려한 식품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는 고함량 나트륨을 포함한 젤리나 비스킷 형태의 간편식도 개발·판매되며, 폭염 대응 식품이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이것들은 새로운 재료나 제형이 아니라 ‘환경에 맞춘 설계’이다. 이것을 전남의 6차산업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식품을 폭염 환경과 연결해 재해석하고 상품화하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장아찌이다. 장아찌는 채소를 염장하거나 발효시켜 저장성을 높인 전통 식품으로, 적절한 염분과 산미를 통해 더운 날씨에 떨어진 식욕을 자극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밥반찬으로 소비되었지만, 폭염 환경에서는 ‘염분 보충과 식욕 회복을 돕는 기능성 식품’으로 새롭게 볼 수 있다.

 

냉국류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재해석이 필요하다. 오이냉국, 미역냉국은 수분과 미네랄을 동시에 공급하며 체온 상승을 완화하는 음식이다. 물김치 또한 수분과 유기산, 미네랄이 결합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더위 속에서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장아찌, 냉국, 물김치는 단순한 전통 음식이 아니라 더운 환경에 적응해 온 생활 기술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이들 식품에는 중요한 한계가 존재한다. 장아찌와 냉국이 폭염 대응 음식이라는 측면에서 소비자 인식이 부족하고, 폭염이라는 환경에 초점을 맞춰서 제조하거나 스토리텔링이 제대로 되어 있 않다는 점이다. 아무리 기능적으로 우수하더라도, 이러한 소비자 인식이 없고, 소비 목표가 불분명한 상품이라면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한 것은 ‘재해석’과 함께 ‘전달 방식의 설계’이다. 즉, 스토리텔링과 포장, 유통 방식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장아찌를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여름철 염분 보충 식품”으로 설명하고, 냉국을 “체온을 낮추는 전통 액상식”으로 제시하는 식의 메시지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에 휴대가 간편한 소포장, 즉석 섭취가 가능한 형태, 냉장 유통에 적합한 용기 등이 결합되어야 상품으로서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6차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전남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기반으로 이러한 식품을 가공하고, 체험과 관광과 연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름철 농장에서 냉국을 직접 만들어 먹거나 장아찌를 담그는 체험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폭염 속에서 몸을 관리하는 식문화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철 폭염은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을 단순한 위기로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식품 수요를 만들어내는 환경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식탁 위에 존재하고 있다.

 

폭염은 농업에 부담이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전통 식품의 재발견과 농산물 가공, 그리고 스토리텔링과 유통 전략이 결합된다면, 전남의 6차산업은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산업 모델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폭염을 자원화하는 전남 농업 대응 전략.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04.27.).

허북구. 2026. 전남 6차산업을 잇는 사람들, 은하철도처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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