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이 세계 언론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2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영방송 Channel NewsAsia(CNA)는 최근 마을을 찾아 고려인 동포들의 삶과 역사, 그리고 한국 사회 정착 과정을 집중 취재했다.
이번 보도는 1863년 러시아 연해주 이주에 이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1937년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그리고 오늘날 대한민국으로의 귀환에 이르기까지 160여 년에 걸친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긴 여정을 조명했다.
특히 척박한 땅을 개척하고 항일의 불꽃을 지켜온 고려인 동포들의 강인한 삶과 공동체 정신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고려인의 역사는 눈물과 생존, 그리고 희망으로 이어진 장대한 서사다. 구한말 관리들의 학정과 기근을 피해 연해주로 떠났던 이주는, 일제강점기 국권 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1937년 스탈린 정권의 강제이주로 공동체는 또 한 번 뿌리째 흔들렸고, 이후 구소련 해체라는 격변 속에서 많은 이들이 국적과 삶의 기반을 잃은 채 유랑민과 같은 피어린 삶을 이어가야 했다.
그 긴 여정 끝에 고려인들은 마침내 ‘역사적 조국’ 대한민국을 향해 다시 길을 나섰고, 2000년대 초반 광주에 정착해 국내 최대 규모의 귀환 고려인동포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새로운 삶을 일궈가고 있다.
CNA 취재진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형성된 고려인마을의 다양한 삶의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특히 160여 년 디아스포라 역사를 집대성한 고려인문화관과,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돌봄센터의 ‘사랑의 식탁’ 무료급식, 치매예방 체조 프로그램 등은 공동체 기반 돌봄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았다.
또한 매주 화요일 운영되는 고려인광주진료소 무료 진료와 더불어, 고려인 동포들의 언어와 정서를 잇는 마을 산하 언론기관인 고려방송(FM 93.5MHz)은 정보 전달을 넘어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소통의 중심으로 소개됐다.
취재진의 발걸음은 문화와 예술의 현장으로도 이어졌다.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 거장 문빅토르 화백의 작품 세계는 강제이주와 디아스포라의 기억을 예술로 승화한 사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와 함께 고려인마을특화거리와 중앙아시아 테마거리, 그리고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기리는 홍범도공원은 역사와 문화, 관광이 결합된 공간으로 조명됐다. 이는 마을이 단순한 정착지를 넘어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장이자 국제적 문화관광 자원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CNA는 이번 보도를 통해 “광주 고려인마을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공동체의 힘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세계적 사례”라며 “이주민 정책과 사회통합의 방향을 고민하는 국제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광주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160여 년의 고려인 디아스포라 역사와 정체성이 이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며 “앞으로도 세계와 소통하며, 역사와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글로벌 공동체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려인문화관, 노인돌봄센터, 고려방송, 문빅토르미술관, 주민관광청 등을 중심으로 역사·문화·복지·관광이 결합된 통합형 공동체 모델을 구축하며 국내외 언론과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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