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최근 비행 청소년과 무너진 교육 현장을 향한 매서운 응징을 그리며 글로벌 흥행 1위를 기록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사회적 화두인 가운데, 소년원 현장에서는 강력한 처벌(참교육) 대신 따뜻한 포용과 '참된 어른의 역할'로 소년들의 마음을 돌리는 뜻깊은 나눔의 장이 열려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정성호 법무부장관) 전주소년원은 11일(목), 소년보호위원 전국연합회 및 전주소년원협의회와 함께 원내 학생식당에서 '사랑의 닭갈비 배식봉사'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소년보호위원 전국연합회와 전주소년원협의회 소년보호위원 등이 뜻을 모아 마련한 자리로, 원내에서 법적 보호처분(8.9.10호) 체계에 따라 교정 교육을 받는 소년원생들에게 사회의 건전한 배려와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서 추진되었다.
화구의 열기와 초여름 볕이 맞닿은 천막 안... '구슬땀'으로 버무려진 사랑
지이이잉~ 거대한 가스 화구가 사나운 불꽃을 뿜어낸다. 달궈진 대형 철판 위로 빨간 양념을 뒤집어쓴 닭갈비가 쏟아지자, ‘치이이익’ 격렬한 소리와 함께 매콤한 수증기가 천막 안을 가득 채웠다.
6월의 푸르른 초여름 날씨 속, 야외에 설치된 임시 천막 아래는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과 대형 화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숨이 턱~ 턱~ 막히는 찜통을 방불케 했다.
“조금만 더 볶읍시다! 우리 아이들 먹일 건데, 양념이 쏙 배야 맛있지!”
이마에서 타고 흘러내린 구슬땀이 눈을 찌르는데도 소매를 걷어붙인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얼굴은 화구 열기에 벌겋게 달아오르고, 상의는 이미 소금기 가득한 땀으로 흠뻑 젖어버린 지 오래.
이들은 완제품을 대충 데워 주려던 게 아니었다. ‘내 자식에게 먹인다’라는 일념 하나로, 소년보호위원 전국연합회와 전주소년원협의회 봉사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무려 65kg의 닭갈비를 맨손으로 직접 조리하고 있었다. 불 앞에서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면서도,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소년들이 건강하게 교화되기를 바라는 성숙한 성인으로서의 책임감이 묻어났다.
대중은 ‘참교육’을 외치지만, 현장은 ‘밥상’을 차렸다
이번 행사는 최근 대중문화계를 강타한 드라마 <참교육> 등으로 인해 '소년 비행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교육적 대안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에서 개최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단순한 온정주의적 접근을 지양하고,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비행 청소년들의 멘토로서 직접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도'의 모범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오늘 점심은 어른들이 여러분을 위해 저 뙤약볕 아래에서 2시간이나 땀 흘려 직접 볶아주신 음식입니다.”
이날 식사 전 안내 방송을 통해, 봉사자들이 뙤약볕 아래 천막에서 땀 흘려 음식을 마련해 주셨다는 취지를 전달받은 소년들은 식당에 들어서며 봉사자들을 향해 큰 소리로 인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와 ...정말 맛있게 먹겠습니다!”
배식을 받은 한 소년원생(17세, 9호 처분)은 "요즘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우리가 저지른 잘못이 크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무섭고 주눅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오늘...밖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우리한테 맛있는 밥을 주시는 어른들을 보니 왠지 가슴이 먹먹해요. 이렇게 직접 찾아오셔서 따뜻한 닭갈비를 산더미처럼 얹어주시고 손을 잡아주시는 어른들을 보니, 우리가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어요"라고 마음을 전했다.
정서적 안정이 가져올 치유...재범률 감소 및 지속 가능한 교화 기대
김용운 전주소년원장은 학생식당을 가득 채운 온기를 바라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우리 학생들이 과거의 잘못을 딛고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사랑과 후원을 보내주신 전국연합회와 전주소년원협의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사회적 우려를 깊이 인식하고 있는 만큼 엄정한 법 집행 속에서도 진정한 심성 변화와 재활 중심의 교육을 철저히 진행하여, 학생들이 두 번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올바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교정 교육의 내실을 더욱 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전주소년원은 그동안 ▲ 학력 취득 지원 ▲ 심리치료 및 인성교육 ▲ 문화예술프로그램 ▲ 월별 스포츠 리그 운영 ▲ 체육활동을 통한 협동심과 사회성 함양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교화 사업을 운영하며 소년원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해 왔다.
전문가들은 처벌과 낙인이라는 '매서운 바람'보다는 정서적 유대감과 진심 어린 관심이라는 '따뜻한 햇볕'이 소년원생들의 심성 변화에 훨씬 더 깊은 '표적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사랑의 밥상'을 통한 소통은 소년원생들에게 자존감 회복과 사회적 유대감을 심어주어, 향후 출원 후 발생할 수 있는 재범을 방지하고 건강한 사회 복귀를 촉진하는 정서적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솝우화 '해와 바람'에서 나그네의 두꺼운 외투를 벗긴 것은 매서운 강풍이 아니라 나그네의 마음을 움직인 따뜻한 햇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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