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작이 불러온 금배추
배추 30만 포기, 시세의 70퍼센트 선에 전통재래시장에 공급 시작
2010-10-07
이성용 기자 jck0869@hanmail.net
금년 잦은 우기와 태풍의 영향으로 우리 밥상의 주인공인 배추김치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일명 금배추라는 명성을 가지고 배추농가의 걱정을 끼치면서 지난 3일 가락동 농수산물공사에서는 ‘채소가격 물량수급 안정대책 현장회의’가 있었으며, 오일가격만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고냉지 배추는 구하기도 힘이들 정도이며, 일반 배추도 연일 가격 오름세를 거듭해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배추 값을 안정시키고 서민들의 김장 걱정을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가 발벗고 나섰다.
그리고 가락동 농수산시장에서 배추 30만 포기, 천 톤 분량을 사들여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서울시내 전통재래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배추 30만 포기 중 우선적으로 30~40t의 할인된 배추를 10월 5일 오전 11시부터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과 관악구 신림1동 신원시장 두 곳을 출발점으로 하여 공급하기로 했다.
가격도 당일 가락시장에서 경매 받은 가격보다 30% 저렴한 70%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경매가격의 30%와 중도매인 이윤, 운송비 등을 서울시가 부담해 전통재래시장에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취해서 소비자들이 시중보다 좀 더 저렴한 배추를 살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었다.
오는 15일까지 서울시내 16개 전통 재래시장에 일자별로, 가격 할인된 배추가 매일 40톤가량의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경매가의 70% 선에서 가격이 형성된 배추가 전통재래시장에 공급되는 첫날인 지난 5일, 망우동 우림시장 앞엔 시중보다 싼 가격의 배추를 사려는 주민들의 행렬이 길게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었다.
판매 시각인 11시보다 약 한 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맨 뒤쪽에서 맨 앞까지 가기엔 한참을 걸어야 했다. 족히 3백여 명은 될 듯한 사람들의 대열을 지나쳐서야 맨 앞쪽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배추대란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맨 앞줄의 주민은 ‘새벽 5시 반에 나와 줄을 섰다’고 전하며 지친 모습을 보였다.
개인 운반 캐리어를 끌고 나온 주민들은 배추 3포기가 들어 있는 배추 한 망을 사기 위해 판매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기다림에 지친 일부 주민들은 관계자들에게 ‘일찍 온 순서대로 배추를 팔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 아니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미 공중파 등에 배추 판매시간이 공지되어 시간을 앞당기는 것은 불가하다는 관계자와 주민들 간의 고성과 실랑이가 오갔다.
이날 우림시장에 공급된 배추 값은 포기가 큰 망은 한 망에 1만 8천원, 포기가 조금 작은 배추가 든 망은 한 망에 1만 2천원에 판매되었다. 시장측은 북문과 남문 두 곳에 배추를 약 900망씩 1천 8백망 가량 쌓아 놓고, 두 곳으로 나눠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5톤 차량 2대 분량으로 이날 판매되는 배추는 전날 가락시장에서 낙찰 받은 가격(한 망 2만 3천원)보다 약 30% 싼 가격에 형성된 것으로 이날 새벽 2시경, 시장 상인회 회원 15명이 동원되어 두 곳에 나눠 놓은 물량들이다.
11시. 드디어 배추 판매 개시. 우림시장 상인회 회원들은 번호표를 확인해 가며 한 사람에게 한 망씩 배추를 팔기 시작했다. 기다림이 길었던 탓인지,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추 값에 대해 미처 인식하지 못한 탓인지 배추를 받아든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싸게 잘 샀다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시중보다 얼마 싸지도 않고 크지도 않은 배추를 이리 오랜 시간 기다리며 사가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도 있었다. 배추는 약 한 시간 30분 만에 북문과 남문에서 동이 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벽부터 나와 줄을 섰던 주민들과 판매시작 시간인 11시경부터 기다린 주민들 대부분이 그래도 배추를 한 망씩은 가져갈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미리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가 현장에 늦게 온 주민들은 구경만 하는 아쉬운 풍경을 연출했다.
판매를 마친 상인회 회원들은 ‘너무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유의준 상인회 회장은 "배추 한 망 사려고 이렇게까지 일찍 나와 줄을 설 줄은 예상 못했어요. 새벽 두시까지 배추를 두 곳에 나눠 하차하고, 다시 새벽 여섯시에 나와 보니 벌써 줄을 서 있으시네요. 개인당 한 망밖에 못 드리는데 너무 일찍들 나와 싸게 사려고 하는 주민들의 마음에 보답을 못한 것 같습니다"라며 그래도 크고, 좋고, 현 시세보다 싸게 배추를 공급한 행사였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공급하기로 한 전체 배추물량은 1000톤으로 이는 10만 가구가 김치(3포기 기준)를 담글 수 있는 양이다. 최근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물량인 370여 톤의 3배에 달하는 물량이라 한다. 하지만 긴급대책의 일환으로 실시된 할인 배추 판매현장을 보며 소비자들의 물량 요구는 턱없이 높은데 물량 수급과 가격 안정은 시일이 좀 걸릴 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올 김장, 참 걱정이네’ 하는 때이른 걱정이 앞섰다. 실제로 우림시장 내 야채가게에는 큼직한 포기 배추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보이지 않았고, 알이 차지 않은 작은 포기의 배추와 무, 얼갈이, 열무만을 갖춰 놓고 팔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할인 배추를 판매하는 전통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중국산 배추 150톤을 이르면 오는 18일부터 국내 도매시장에 공급하고 당초 들여오려던 중국산 무 50톤을 배추로 바꿔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강원도 고랭지 지역(정선, 태백, 평창 등)에서만 출하되던 배추가 최근에는 춘천, 영월, 둔내, 봉평 등 준 고랭지 지역으로 출하지역이 확대되고 있고, 10월 중순 이후에는 경기, 충청, 전라도 지역으로 확산되어 향후 배추 가격이 다소 안정대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용 기자 jck0869@hanmail.net
일명 금배추라는 명성을 가지고 배추농가의 걱정을 끼치면서 지난 3일 가락동 농수산물공사에서는 ‘채소가격 물량수급 안정대책 현장회의’가 있었으며, 오일가격만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고냉지 배추는 구하기도 힘이들 정도이며, 일반 배추도 연일 가격 오름세를 거듭해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배추 값을 안정시키고 서민들의 김장 걱정을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가 발벗고 나섰다.
그리고 가락동 농수산시장에서 배추 30만 포기, 천 톤 분량을 사들여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서울시내 전통재래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배추 30만 포기 중 우선적으로 30~40t의 할인된 배추를 10월 5일 오전 11시부터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과 관악구 신림1동 신원시장 두 곳을 출발점으로 하여 공급하기로 했다.
가격도 당일 가락시장에서 경매 받은 가격보다 30% 저렴한 70%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경매가격의 30%와 중도매인 이윤, 운송비 등을 서울시가 부담해 전통재래시장에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취해서 소비자들이 시중보다 좀 더 저렴한 배추를 살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었다.
오는 15일까지 서울시내 16개 전통 재래시장에 일자별로, 가격 할인된 배추가 매일 40톤가량의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경매가의 70% 선에서 가격이 형성된 배추가 전통재래시장에 공급되는 첫날인 지난 5일, 망우동 우림시장 앞엔 시중보다 싼 가격의 배추를 사려는 주민들의 행렬이 길게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었다.
판매 시각인 11시보다 약 한 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맨 뒤쪽에서 맨 앞까지 가기엔 한참을 걸어야 했다. 족히 3백여 명은 될 듯한 사람들의 대열을 지나쳐서야 맨 앞쪽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배추대란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맨 앞줄의 주민은 ‘새벽 5시 반에 나와 줄을 섰다’고 전하며 지친 모습을 보였다.
개인 운반 캐리어를 끌고 나온 주민들은 배추 3포기가 들어 있는 배추 한 망을 사기 위해 판매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기다림에 지친 일부 주민들은 관계자들에게 ‘일찍 온 순서대로 배추를 팔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 아니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미 공중파 등에 배추 판매시간이 공지되어 시간을 앞당기는 것은 불가하다는 관계자와 주민들 간의 고성과 실랑이가 오갔다.
이날 우림시장에 공급된 배추 값은 포기가 큰 망은 한 망에 1만 8천원, 포기가 조금 작은 배추가 든 망은 한 망에 1만 2천원에 판매되었다. 시장측은 북문과 남문 두 곳에 배추를 약 900망씩 1천 8백망 가량 쌓아 놓고, 두 곳으로 나눠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5톤 차량 2대 분량으로 이날 판매되는 배추는 전날 가락시장에서 낙찰 받은 가격(한 망 2만 3천원)보다 약 30% 싼 가격에 형성된 것으로 이날 새벽 2시경, 시장 상인회 회원 15명이 동원되어 두 곳에 나눠 놓은 물량들이다.
11시. 드디어 배추 판매 개시. 우림시장 상인회 회원들은 번호표를 확인해 가며 한 사람에게 한 망씩 배추를 팔기 시작했다. 기다림이 길었던 탓인지,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추 값에 대해 미처 인식하지 못한 탓인지 배추를 받아든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싸게 잘 샀다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시중보다 얼마 싸지도 않고 크지도 않은 배추를 이리 오랜 시간 기다리며 사가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도 있었다. 배추는 약 한 시간 30분 만에 북문과 남문에서 동이 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벽부터 나와 줄을 섰던 주민들과 판매시작 시간인 11시경부터 기다린 주민들 대부분이 그래도 배추를 한 망씩은 가져갈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미리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가 현장에 늦게 온 주민들은 구경만 하는 아쉬운 풍경을 연출했다.
판매를 마친 상인회 회원들은 ‘너무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유의준 상인회 회장은 "배추 한 망 사려고 이렇게까지 일찍 나와 줄을 설 줄은 예상 못했어요. 새벽 두시까지 배추를 두 곳에 나눠 하차하고, 다시 새벽 여섯시에 나와 보니 벌써 줄을 서 있으시네요. 개인당 한 망밖에 못 드리는데 너무 일찍들 나와 싸게 사려고 하는 주민들의 마음에 보답을 못한 것 같습니다"라며 그래도 크고, 좋고, 현 시세보다 싸게 배추를 공급한 행사였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공급하기로 한 전체 배추물량은 1000톤으로 이는 10만 가구가 김치(3포기 기준)를 담글 수 있는 양이다. 최근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물량인 370여 톤의 3배에 달하는 물량이라 한다. 하지만 긴급대책의 일환으로 실시된 할인 배추 판매현장을 보며 소비자들의 물량 요구는 턱없이 높은데 물량 수급과 가격 안정은 시일이 좀 걸릴 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올 김장, 참 걱정이네’ 하는 때이른 걱정이 앞섰다. 실제로 우림시장 내 야채가게에는 큼직한 포기 배추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보이지 않았고, 알이 차지 않은 작은 포기의 배추와 무, 얼갈이, 열무만을 갖춰 놓고 팔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할인 배추를 판매하는 전통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중국산 배추 150톤을 이르면 오는 18일부터 국내 도매시장에 공급하고 당초 들여오려던 중국산 무 50톤을 배추로 바꿔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강원도 고랭지 지역(정선, 태백, 평창 등)에서만 출하되던 배추가 최근에는 춘천, 영월, 둔내, 봉평 등 준 고랭지 지역으로 출하지역이 확대되고 있고, 10월 중순 이후에는 경기, 충청, 전라도 지역으로 확산되어 향후 배추 가격이 다소 안정대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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