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미터나 이어진 '미인도' 관람객
서울시립미술관 ‘찾아가는 미술 감상 교실’ 강사, 서울대 미학과
2010-10-14
최정은 강사 .
평탄치 않은 예술가들의 삶…자유분방한 사고나 정신적 아픔 속에서 예술작품 탄생
재작년 10월 TV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갑자기 신윤복이라는 화가에게 큰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관람객이 별로 없던 <조선서화대전>에 전시 오프닝 날에 2만 명의 관람객들이 몰렸다고 하는데요. 간송미술관에는 신윤복의 <미인도>를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수백 미터의 줄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니 한 예술가와 그의 작품을 조명하고 발굴하는데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대중 매체는 더없이 좋은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술가의 생애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되어 왔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가 있는데요. 일단, 미술가들의 삶 자체가 허구적인 소설보다도 훨씬 더 극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화가들은 일부러 지어낼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한 행동을 일삼기도 하지요. 오히려 평범하게 살았던 미술가를 찾는 일이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고호는 화가 나서 자신의 귀를 잘랐고, 친구의 부인을 빼앗아 결혼한 달리는 그녀가 죽자 자신의 저택 지하에 그녀의 시신을 간직했지요. 라파엘이나 클림트는 과도한 애정행각을 벌였고, 카라바지오나 워홀은 동성애자였지요. 바스키아는 마약 중독으로 죽었고 잭슨 폴락은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우리나라 화가 장승업 역시 술과 여자가 없으면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고 하지요. 대개 미술가들은 자신의 명성과 부를 누리기도 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했던 화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술가들은 세상의 관습이나 규범을 무시하고 살았으며 그 삶이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예술작품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자유분방한 사고나 정신적 아픔 속에서 탄생하기 때문이겠지요. 어쩌면 위대한 예술 작품이란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리고서야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미술가들의 삶이 보여주는 극적인 드라마는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기에 아주 좋은 것이지요.
또 하나, 시각 매체인 영화에는 많은 볼거리가 필요합니다. 영화 <고야의 유령>에서와 같이 미술작품이 직접 영화에 등장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작품은 그 자체로 좋은 볼거리가 되지요. 그리고 미술 작품은 영화의 화면 이미지를 구성하고 연출하는데 중요한 영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프리다>는 그 화가의 작품을 그대로 화면구성에 이용했고, <카라바지오>나 <진주귀걸이 소녀>는 해당 작가의 작품과 같은 느낌과 분위기로 영화 화면을 연출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화면을 보고 있으면 그 화가의 그림을 보는 듯한, 그리고 영화 속에 빠져들다 보면, 마치 그 화가의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그런데 이러한 영화들은 미술가들마다 조금 다른 스타일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영화의 스타일은 그 미술가가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부각시킬 수 있는 방식을 취합니다. 미술가를 다룬 영화의 스타일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스타일로 구분될 수 있는데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사실적인 스타일로서 화가에 대한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진 영화들을 말합니다.
이 경우 극적인 어떤 사건이나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화가의 삶과 작품, 주변인물,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나 역사적 사건 등을 가능한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묘사하지요. <폴락>, <모딜리아니>, <서바이빙 피카소>, <나는 앤디 워홀을 쏘았다> 등이 그러한 영화입니다. <팩토리 걸>과 같이 허구영화이면서도 주인공 인물을 인터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는 영화들도 있는데, 이 경우 사실적인 느낌을 더 강조하게 됩니다.
이와 조금 다르게 영화적인 기교를 동원하고 특별한 개성을 발휘하여 미술가와 작품을 인상적으로 부각시키는 영화들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프리다> <바스키아> <클림트>와 같은 영화들이 그러합니다. 이들은 독특한 영화적 기법들을 동원하여 화가와 그의 작품의 특성을 영화적으로 좀 더 생생하게 살려내고자 합니다.
세 번째 스타일은 신윤복을 다룬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나 영화 <미인도>, 그리고 <고야의 유령>이나 <진주 귀걸이 소녀>와 같이 어떤 화가, 혹은 하나의 그림으로부터 상상력을 발휘하여 허구적인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화가나 그림에 관한 역사적 사실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 더 효과적입니다. 영화 <미인도>와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의 화풍이 섬세하고 여성의 모습을 그렇게 섬세하게 그린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신윤복은 여성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가정을 하지요.
이렇게 우리가 미술가들에 대해 좀 더 즐겁게, 그리고 좀 더 깊이 있게 다가서는데 영화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영화들이 그 화가와 작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음을 살펴보는 것도 무척 흥미롭지요. 그러한 영화의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 역시 그 화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줄 것입니다.
최정은 강사 .
재작년 10월 TV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갑자기 신윤복이라는 화가에게 큰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관람객이 별로 없던 <조선서화대전>에 전시 오프닝 날에 2만 명의 관람객들이 몰렸다고 하는데요. 간송미술관에는 신윤복의 <미인도>를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수백 미터의 줄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니 한 예술가와 그의 작품을 조명하고 발굴하는데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대중 매체는 더없이 좋은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술가의 생애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되어 왔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가 있는데요. 일단, 미술가들의 삶 자체가 허구적인 소설보다도 훨씬 더 극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화가들은 일부러 지어낼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한 행동을 일삼기도 하지요. 오히려 평범하게 살았던 미술가를 찾는 일이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고호는 화가 나서 자신의 귀를 잘랐고, 친구의 부인을 빼앗아 결혼한 달리는 그녀가 죽자 자신의 저택 지하에 그녀의 시신을 간직했지요. 라파엘이나 클림트는 과도한 애정행각을 벌였고, 카라바지오나 워홀은 동성애자였지요. 바스키아는 마약 중독으로 죽었고 잭슨 폴락은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우리나라 화가 장승업 역시 술과 여자가 없으면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고 하지요. 대개 미술가들은 자신의 명성과 부를 누리기도 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했던 화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술가들은 세상의 관습이나 규범을 무시하고 살았으며 그 삶이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예술작품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자유분방한 사고나 정신적 아픔 속에서 탄생하기 때문이겠지요. 어쩌면 위대한 예술 작품이란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리고서야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미술가들의 삶이 보여주는 극적인 드라마는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기에 아주 좋은 것이지요.
<프리다>는 그 화가의 작품을 그대로 화면구성에 이용했고, <카라바지오>나 <진주귀걸이 소녀>는 해당 작가의 작품과 같은 느낌과 분위기로 영화 화면을 연출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화면을 보고 있으면 그 화가의 그림을 보는 듯한, 그리고 영화 속에 빠져들다 보면, 마치 그 화가의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그런데 이러한 영화들은 미술가들마다 조금 다른 스타일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영화의 스타일은 그 미술가가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부각시킬 수 있는 방식을 취합니다. 미술가를 다룬 영화의 스타일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스타일로 구분될 수 있는데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사실적인 스타일로서 화가에 대한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진 영화들을 말합니다.
이 경우 극적인 어떤 사건이나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화가의 삶과 작품, 주변인물,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나 역사적 사건 등을 가능한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묘사하지요. <폴락>, <모딜리아니>, <서바이빙 피카소>, <나는 앤디 워홀을 쏘았다> 등이 그러한 영화입니다. <팩토리 걸>과 같이 허구영화이면서도 주인공 인물을 인터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는 영화들도 있는데, 이 경우 사실적인 느낌을 더 강조하게 됩니다.
이와 조금 다르게 영화적인 기교를 동원하고 특별한 개성을 발휘하여 미술가와 작품을 인상적으로 부각시키는 영화들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프리다> <바스키아> <클림트>와 같은 영화들이 그러합니다. 이들은 독특한 영화적 기법들을 동원하여 화가와 그의 작품의 특성을 영화적으로 좀 더 생생하게 살려내고자 합니다.
세 번째 스타일은 신윤복을 다룬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나 영화 <미인도>, 그리고 <고야의 유령>이나 <진주 귀걸이 소녀>와 같이 어떤 화가, 혹은 하나의 그림으로부터 상상력을 발휘하여 허구적인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화가나 그림에 관한 역사적 사실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 더 효과적입니다. 영화 <미인도>와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의 화풍이 섬세하고 여성의 모습을 그렇게 섬세하게 그린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신윤복은 여성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가정을 하지요.
이렇게 우리가 미술가들에 대해 좀 더 즐겁게, 그리고 좀 더 깊이 있게 다가서는데 영화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영화들이 그 화가와 작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음을 살펴보는 것도 무척 흥미롭지요. 그러한 영화의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 역시 그 화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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