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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의 '성년이 된 지방자치' - 바른 인사는 주인 의식을 만든다.
  • 기사등록 2013-10-25 15: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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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시작된 지방자치가 어느덧 성년이 되었습니다.

해방 후 50년 동안 지속된 관료 중심의 닫힌 사고를 창조경영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의 열린 사고로 바꾸어야 했습니다. 이는 관존민비(官尊民卑)의 일방통행식 행정에서 주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공복(公僕) 행정으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12년 동안 군수로 봉직하면서 창조경영을 뿌리내리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공정한 인사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제 소신과 철학에 맞추어 인사의 원칙을 세웠으며, 세종대왕, 링컨, 그리고 유성룡의 인사를 모델로 삼았습니다.

세종대왕은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관노였던 장영실을 중용했습니다. 과학에 대한 그의 실력과 열정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또한 본인의 세자책봉에 반대했던 황희를 껴안았습니다. 청백리 황희의 뛰어난 학식을 존중했기 때문입니다.

링컨은 정적이었던 스탠턴을 국방부장관에 임명했습니다. 분열된 미국의 화합을 위해 그의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유성룡은 정읍현감 이순신을 전라좌수사로 초천(超遷)했습니다. 그의 수군활용 능력과 충정이 절실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일 중심’의 인사였습니다. 저는 선거 때 반대편에 섰던 사람이라도 절대 불이익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모두가 하나 되어 열심히 업무에 임할 수 있었고, 이는 창조경영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청탁과 매관매직은 철저히 봉쇄했습니다. 취임 직후의 일입니다.

승진과 관련하여 제 가족을 통해 청탁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승진심사에서 이 청탁자의 인사기록카드를 아예 빼버렸습니다. 또한 특채로 보건진료원 신규 임용할 때였습니다. 뛰어난 스펙의 사람이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도 청탁이 들어왔습니다. 훌륭한 인재를 놓치는 아픔이 뒤따랐지만 이 사람도 특채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2002년도에는 공무원노조의 추천을 받아 하위 직원을 인사위원회에 참여하게 하여 투명한 인사문화를 정착시켰습니다.

그 결과 청탁이란 말은 자취를 감추었고, 신뢰를 바탕으로 신바람 나는 군정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인사권자는 갑이 아니고 을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바른 인사문화가 정착되니 쇠똥구리처럼 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쇠똥구리는 자기 몸의 이십여 배나 되는 경단을 굴리는데 두 발이 아니라 여섯 개의 발을 모두 이용합니다. 저에게는 두 발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네 개의 발은 동료 직원들의 몫입니다.

업무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과감히 이양하여 하위직, 기능직이라도 자기 분야에서는 최고책임자라는 긍지를 갖고 소신껏 일했습니다. ‘나를 따르라’가 아닌 ‘함께 가자’는 섬기는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은 주인의식을 잉태했고, 주인의식은 함평이 세계적 관광명소로 발돋움하는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송사(宋史)에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라는 말이 나옵니다. ‘의심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일단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옳은 것을 말하고 그른 것을 멀리 하는 직원에게는 이 말대로 했습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이어야 합니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사가 청탁이나 매관매직, 보은인사에 치우친다면 인사권자의 리더십은 고립될 뿐입니다. 공정하고 바른 인사만이 자치행정과 민심을 하나로 묶어 지역발전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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