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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세안, 진정한 동반자·영원한 친구 - 특별칼럼
  • 기사등록 2009-05-27 23: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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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와 ‘신아시아 외교’ ③
김홍구 한국동남아연구소 소장·부산외대 태국어과 교수

오는 6월 1일과 2일 제주도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는 양자 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심화ㆍ발전시키는 계기가 됨은 물론이고, 이명박 정부의 신아시아 외교가 한 단계 도약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상회의의 슬로건은 한-아세안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고, 문화ㆍ인적교류 심화를 통해 친구의 이미지 확대를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진정한 동반자(Partnership for Real), 영원한 친구(Friendship for Good)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아세안 국가들에게 군사, 경제 대국인 중국이나 일본과 같이 위협적이지 않고, 공통의 역사적, 문화적, 정서적 유사성을 가졌으며, 일정한 경제적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신뢰감을 갖고 협력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아세안에 대해 우리가 진정한 동반자, 영원한 친구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하드 파워(강성 권력)를 일방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문화라는 차별화된 소프트 파워(연성 권력)자원을 이용하여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할 것이다. 한류가 동남아 지역에 널리 확대되어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이런 점에서 우리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동남아에서 한류는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한국관련 문화전반과 일반 상품, 한국기업 투자, 관광 등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동남아 한류는 어느새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화 되고 외연이 확대되었다. 때만 되면 한류가 위기에 처했다거나 성장의 변곡점에 이르렀다고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대중문화 콘텐츠 수출에 국한해서 하는 이야기일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류 효과는 단순히 경제적 수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기회로 작용하면서 대외적 이미지를 높이고 소프트 파워 강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 소프트 파워의 핵심자원이 되고 있는 한류의 장기적 관리를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쌍방향 문화교류다. 쌍방향 문화교류는 한류를 한국의 문화적·경제적 팽창의도로 인식하는 일부 동남아 사람들의 의구심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갖게 될 뿐 아니라, 우리에게는 동남아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켜 궁극적으로 한류전파에 기여하게 된다.

사실상 이런 쌍방향 문화교류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 3월 정부 간 합의에 따라 국제기구로 설립된 한-아세안 센터가 있다. 한-아세안 센터는 통상·투자 증진 뿐 아니라 관광·문화 교류활성화를 위한 실질 협력 기구로 활동하고 있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는 아세안 주간을 지정해 여러 가지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창단 공연이 계획되고, 한-아세안 시인들의 만남, 한-아세안 현대사진 미디어아트 전시회 등도 열리고 있다. 이 같이 집중적으로 고품격 문화행사들이 열리고 있는 것은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쌍방향 문화교류와 관련해 보다 근본적인 관심을 가져 둘 것은 한국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른바 ‘동남아류’에 대해서이다. 최근 한국의 대중매체에서 동남아 사람이 등장하거나 동남아 음식과 풍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흔해졌고, 일상생활에서도 동남아 사람을 접촉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동남아 문화에 대한 상상과 담론이 형성되고 특정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동남아류’는 주로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관광, 음식, 유학생, 대중문화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현재보다는 가까운 장래에 더욱 보편화될 사회적 현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동남아류’를 형성하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이 생겨난 배경과 원인의 많은 부분은 한류와 관련돼 있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선호, 한국의 경이적 경제발전에 대한 동경심, 한국인 관광객들의 동남아에서의 경험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동남아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궁극적으로는 한류 파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모쪼록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류와 ‘동남아류’에 대한 상호존중이 이루어지고 쌍방향 문화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또 이로 인해 한국의 소프트 파워 역량이 강화되고 진정한 동반자, 영원한 친구로서의 한국의 위상과 이미지도 더욱 제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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