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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무엇이 살까? -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중랑생태공원’
  • 기사등록 2009-06-16 08: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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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시 후생동 강당에서는 ‘생태공원 10년, 길동에서 길을 묻다’제목으로, 길동생태공원 10주년기념 워크숍이 열렸다. 길동생태공원은 1999년에 개원한 우리나라 최초의 생태공원으로, 이날 자리에서는 생태공원에 대한 시각과 경험을 나누고, 문제점을 되새겨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경재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생태계 지식·이해 부족으로 나무데크를 과다하게 설치하거나 일부 시설물을 부적절하게 배치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고, 김인호 신구대 조경학과 교수는 “관리상 문제되는 지역과 항목, 생태계 요소를 단계와 시기별로 관리방안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자리에서 지적됐던 것처럼 현재 생태공원들이 완벽하게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보완하여 더 나은 생태공원들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길동생태공원을 비롯하여 아차산공원, 우면산공원 등이 생태공원의 역할을 맡고 있다.

먼저 내년 5월 중랑구 망우동에는 ‘중랑생태문화공원(가칭)’이 생긴다. 이곳(14만7666㎡)은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뒤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불법 건축물, 무단 경작지가 어지럽게 얽혀 있던 곳이다. 시는 이런 난립 상태를 정리하고 그린벨트에도 조성이 가능한 녹지·문화체육시설을 꾸며 시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공원은 숲체험·생태학습·가족캠프·청소년문화의 4개 구역으로 나뉠 예정인데,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전체 면적의 40%가 조금 넘는 숲 체험구역이다. 축구장 면적 10배가 넘는 숲엔 산림욕장·등산로·참나무관찰원·아까시길·전망대가 생긴다. 숲과 인접한 지역엔 수생습지원·배꽃향기원이 있는 1만25㎡의 생태학습 구역이 조성된다. 이 대규모 녹지가 강북구에 들어설 약 90만㎡의 '북서울 꿈의 숲'과 함께 서울 동북부 5개 자치구(중랑·노원·성북·동대문·광진구) 주민 200만 명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습지 환경을 만날 수 있는 곳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이 외에도 서울시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하거나 특별히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지정현황을 살펴보면 1999년 1개소 (한강밤섬), 2000년 1개소(둔촌동), 2002년 4개소(탄천, 방이동, 암사동, 진관내동), 2004년 2개소(고덕동, 청계산 원터골), 2005년 1개소(헌인릉), 2006년 3개소(남산, 불암산 삼육대, 창덕궁 후원), 2007년 2개소(봉산, 인왕산) 등이다. 연말 2곳이 추가 지정되면 총 16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은 2007년 새로 단장하여 선보인 곳으로 최근 시민들이 자주 찾고 있다. 원래 이곳은 1970년대 벽돌공장이 있던 곳으로, 벽돌재료인 흙을 채취하던 곳이 자연스럽게 웅덩이가 되었다. 또, 80년대 양어장으로 이용되다가 폐쇄되면서 2차 천이 발생, 야생동물의 서식처로 이용되면서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습지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현재 이곳에서는 갈대, 수련, 애기부들 등 습지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물총새, 오색딱다구리, 흰눈썹황금새, 꾀꼬리 등 서울시관리 야생조류 6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 여름에는 덤불해오라기, 물총새, 청호반새, 후투티 등을 볼 수 있으며, 겨울에는 쇠오리, 깝작도요, 백할미새 등의 철새를 만날 수 있다.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매주 수요일, 목요일 10:00~12:00 자연생태 탐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인터넷(http://www.songpa.go.kr/구민참여→환경교육→생태문화교실) 등으로 사전 예약 후 이용하면 된다.

월드컵공원에 사는 고라니, 창덕궁 후원에 사는 너구리

생태공원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여러가지다. 자연상태로 보전된 숲, 탁 트인 경관, 맑은 공기도 있겠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동물원이 아닌 자연공간에서 많은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평상시에 가장 보기 힘든 것은 포유동물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이나 길동생태공원, 월드컵공원에서는 운이 좋다면 고라니를 관찰할 수 있다. 탄천과 월드컵공원에서는 너구리, 두더지도 볼 수 있으며, 족제비는 청계천하류에서, 너구리는 창덕궁 후원에서도 관찰되었다.

양서파충류와 습지생물은 습지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해 도시의 생태적 건강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인식된다. 실례로 남산에서는 2004년 도롱뇽과 개구리가, 2005년에 가재가, 2006년엔 뱀(누룩뱀)이 촬영되어 화제가 되었다.

자연형태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탄천에서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Ⅱ급(이하 Ⅱ급)인 두꺼비와 서울시지정 보호동물인 줄장지뱀을 관찰할 수 있고, 청계산 원터골에서도 두꺼비, 진관내동에서는 맹꽁이(Ⅱ급)와 구렁이, 고덕동에서는 남생이(Ⅱ급)와 줄장지뱀도 발견되었다.

이동성이 좋은 새들도 자주 관찰되는 종류들이다. 말똥가리(Ⅱ급), 황조롱이(천연기념물)와 같은 맹금류도 주요 생태관광지에서 다수 관찰된다. 둔촌동에서는 솔부엉이가 발견되었고, 수리부엉이, 새홀리기는 월드컵공원과 남산에서 관찰되었다. 밤섬, 중랑천 하류, 안양천 등에는 겨울철새인 오리류가 수천마리씩 머무르기도 한다.

숲 자체도 큰 볼거리다. 불암산 삼육대 서어나무림은 중부지방 극상림으로 가치가 높고, 남산 북사면 신갈나무림, 헌인릉 오리나무림, 창덕궁 후원 갈참나무림, 청계산 원터골 낙엽활엽수림, 봉산 팥배나무림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연못 등 습지로 경관이나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방이동, 진관내동, 아차산 등도 기억할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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