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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체험, 관광의료 경쟁력 한층 높일 것
  • 기사등록 2009-09-06 12: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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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999년 서울시 강서구에서 의뢰한 강서구 문화벨트조성사업(2000년 2월)연구보고서에서 강서구가 낳은 구암 허준의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아야 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그 동안 한의학계의 꾸준한 노력으로 지난 2009년 7월 31일 유네스코는『동의보감』을 의서로서는 세계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확정된 것은 크나 큰 경사이다.

MB정부의 출범 당시 43개 핵심 과제 중 눈여겨 볼만한 것 중의 하나가 헬스·환경산업육성이었고 최근 정부는 첨단의료복합단지 클러스트 조성계획을 발표하였다. 필자는 한국의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3한, 즉 한식·한의·한류를 주장한 바 있지만 사실 의료관광도 한류의 이미지로 시작되었으며 한의와 한식의 융합전략은 일찍이 허준 선생의 의식동원(醫食同源)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지난 달 해외여행에서 캐나다 캘거리 Fairmont호텔 라운지에서 만난 홍콩출신 웨이트리스는 나에게 한식 대장금을 극찬하면서 한국을 추켜올렸다. 미국과 캐나다로 여행을 해 보라. 일본의 브랜드 차 5개사, 즉 스즈키, 도요타, 혼다, 마츠시다, 미치비시 등이 거리를 누비는데 일본차 100대 당 한국의 현대차 1개사가 2~3대 꼴로, 즉 100 : 2~3대 비율로 그것도 한국차는 중저가 차량임으로 심한 열등감을 느끼게 하였다.

최근 한국하면 기술력이 으뜸 이미지인데 유독 대표적 과시상품인 자동차 부문에서는 심한 열세이다. ’08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한 남녀 방문 비율이 58 : 42이고 개별여행 대 단체여행 비율 66 : 25에서 보듯 여성과 개별여행의 약진은 의료관광도 새로운 매력적인 부상시장(emerging market)이 될 수 있으며 위의 자동차처럼 고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관광동기 분류에서 ① 심리동기(정화라는 카타르시스) ② 정신동기(지식욕구) ③ 신체동기(보양·치료·운동욕구) ④ 경제동기(쇼핑, 매물욕구) 등 네가지가 있는데 이 글에서는 ③에 관련된 건강관심관광(HCT, health-care tourism)이 주가 된다.

언뜻 의료관광하면 의료가 주가 되고 관광은 종이 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중국에서는 치미병(治未病)을 으뜸으로 치며 치료단계를 上工(오락, 즐거움의 단계에서 치료), 中工(중의와 서의로 다스리는 치병단계), 下工(병을 치료하지 못하는 단계)으로 나누고 상공을 최고수로 친다.

“즐거움은 아스피린보다 효과적”이라는 격언이 있듯 놀이, 레저, 음악과 그림이 최고의 약(serotonin)이 되듯 환자관광객으로 와서 유희·보양·휴양으로 재미있게 즐기면서 체류하다가 이것이 치료의 명약이 되므로 의료관광(medical tourism)보다 사실 관광의료가 맞는 말이다. 영어 표현은 그렇지만 우리말로 쓰면 이 말이 논리적이다.

서구의학이 고수해 온 분석적 접근과 증상의 억제에 기반한, 즉 양의가 인공적이고 국부치료라면 한의(韓醫)는 자연의학이며 본연의 치유력을 이끌어 전체치료를 지향한다. 오늘날 의사의 삼기(三器)중에서 주로 약과 메스에만 의존하고 실제 대화를 통해서도(人述) 치료가 가능한데, 즉 대화를 통한 치료는 환자의 몸속에 있는 본연의 치유력을 이끌어 내서 병을 치유하는 방법이다.

서양의학은 아직도 인체를 ‘마음이 없는 기계’로 보는 입장이 주류를 지배한다. 동양의학(Pan Eastern Medicine)의 생리는 한 마디로 인체는 대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데 이것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자연의 일부이고, 모든 것을 통괄하는 대자연의 힘이 기(氣)란 것이다. 동양의학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의학’이며 건강을 증진시켜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는 미병(未病)에 이르게 하여 환자의 자연치유력(spontaneous healing)을 끌어내는데 목적이 있다.

주로 침술·지압·기공·명상·마사지 등을 이용한 치료방법으로 병을 고친다. 마치 음악하면 한국음악이 끼지 못하고 국악이라야 비로소 음악이 되듯, 지금 정부의 의료관광의 정책과 전략을 보면 서양의 위주이다. 일본은 일찌감치 동양의학을 버렸고 중국의 중의도 문화혁명으로 명의들이 세계 도처로 흩어졌지만(diaspora) 우리의 한의학을 서양의학의 하위개념으로 두기보다 대등하게 또는 비교우위적 전략으로 육성한다면 세계적으로 한의의 파이를 얼마든지 키워나가기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최고의 명의였던 의성(醫聖) 허준(許浚)은 환자가 병원에 오면 의사는 마땅히 병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未病)것에 대해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긍휼심(心醫)과 왕실과 사대부 중심의 의학을 서민들에게도 널리 보살피는 민중 구원에 앞장 선 박애주의자였다. 또한 『동의보감』은『향약집성방』,『의방유치』등 조선의 의학전통을 잇고 있으며 수백권의 우리나라 책과 중국 책을 집대성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우리 국민의 체질에 맞게 처방했을 뿐더러 고조선 이래의 선도(仙道)와 중국의 도교(道敎)가 혼합된 사상으로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원리의 책으로써 유명하다.

광해군은 허준이 완성한 한의학서를 동양의학의 거울이며 보물이라는 이름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이라 명명했다. 서의에 대해 동의를 대표하는 고전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 ‘허준의학체험리조트’에 약침·뜸 팔러(parlour), 태공중력 팔러, 명상의 기의학 팔러, 여성케어콘텐츠, 건강 관련 쇼핑과 약령시, 생약시험장 등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게 하면 일반관광객보다 구전효과와 고부가가치가 월등히 높아질 것이다.

2010년이면 400년을 맞는 동의보감은 이미 죽어버린 책이 아니라 그 이론과 처방 등 많은 내용이 지금도 널리 활용될 수 있는 여전히 살아 숨쉬는 세계사적 중요성과 독창성을 유네스코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인물인 의성 허준(Saint Healer Hurjune) 브랜드를 새롭게 부각시키고 그의 의철학 정신을 제2의 히포크라테스 선언장으로 전 세계에 표방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HCT를 통해 세계인의 질병 치료와 치유(단순한 질병치료의 curing a disease 와 인간을 온전하게 치유하는 healing an illness)를 위한 성지(聖地, healing mecca)로 콘셉 디자인하고 연출한다.

지금도 한국의료 수준과 서비스와 가격경쟁력 면에서 매우 만족해하는 유리한 고지에 주마가편적 노력으로 장차 북한의 ‘고려의학’과도 상호교류하여 동의보감의 민족의학(ethno - medicine)의 전통을 뛰어넘어 현대적 보편성으로 조화하여 한의학의 세계화 진출은 물론 노벨상에 도전하는 풍토를 조성하는게 이 나라의 고품격 관광매력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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