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창밖에서 파닥이는 새 한마리
잔가지에 앉으려다 헛발을 딛었을까
아득한 세상 너머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깃털처럼 우아하게 우듬지에 내려앉아
세상을 굽어보던 그 기억 간 데 없고
풀 죽은 날갯죽지를
홀로 덮고 드는 쪽잠
긴 밤이 지나가면 밤이 또 찾아오고
날개가 있어도 날아갈 수 없는 그곳
길 건너 수풀 속으로
새떼가 날아간다
약력
2019 년 시조시학 등단
시조시학, 열린시학 회원
광주, 전남시조시인협회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