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고령화, 고립, 정신 건강 문제 등이 사회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치유농장은 복지와 농업, 관광이 융합된 형태로 확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공익적인 성격을 가진 사업이라 해도,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가 제시한 파이브포스(Five Forces, 5F) 분석은 치유농장의 시장 구조를 이해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다.

파이브포스는 산업의 경쟁 강도를 다섯 가지 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이는 ▲업계 내 기존 경쟁자 간의 위협(Industry Rivalry) ▲대체재의 위협(Threat of Substitutes) ▲신규 진입자의 위협(Threat of New Entrants) ▲구매자의 협상력(Bargaining power of Buyers) ▲공급자의 협상력(Bargaining power of Suppliers)이다. 이 다섯 가지 요소를 통해 치유농장이 직면한 외부 환경을 점검하고, 전략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다.

우선 첫째, 업계 내 경쟁을 살펴보면, 치유농장 자체는 아직 포화 상태가 아니지만, 유사한 목적을 지닌 웰니스 산업과의 간접 경쟁은 이미 존재한다. 요가센터, 명상 리트릿, 자연 휴양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내 입지를 잃기 쉽다. 따라서 치유농장 운영자는 고유한 프로그램, 자연환경, 전문 인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체재의 위협도 간과할 수 없다. 도심 속 힐링 카페, 온라인 명상 서비스, 홈가드닝 등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으로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이러한 대체재에 대응하려면, 치유농장이 제공하는 ‘자연 속 실제 체험과 치유’라는 본질적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 동물 돌봄, 계절별 농사 체험, 숲속 산책 등이 그것이다.

셋째, 신규 진입자의 위협은 상대적으로 높다. 초기 투자 부담이 크지 않고, 지역 지원 사업이나 사회적 경제 영역과 연계되어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경쟁자가 늘어날 수 있는 구조에서는, 브랜드 구축과 고객 충성도 확보가 중요한 전략적 요소가 된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협업, ESG 가치 연계도 유효한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

넷째, 구매자의 협상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치유농장의 고객은 일반 소비자 외에도 학교, 기업, 복지 기관 등 단체가 많으며, 이들은 가격이나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요구가 크다. 협상력이 높은 고객군에 대비해, 프로그램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마일리지 제도나 후기 기반 혜택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섯째, 공급자의 협상력도 고려해야 한다. 치유농장은 유기농 식자재, 치유 전문가, 체험 도구 등 다양한 외부 자원에 의존한다. 공급자가 협상력을 갖게 되면 운영비가 상승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지역 생산자와의 장기 계약, 자체 인력 양성 등을 통해 공급망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파이브포스 분석의 핵심은 외부 환경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치유농장이 취약할 수 있는 지점을 미리 보완하는 데 있다. 치유농장은 단지 힐링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 사회적 가치, 환경적 책임까지 포괄하는 복합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초기 시장 구조 분석과 전략 수립이 필수다.

궁극적으로 파이브포스 분석은 수익 모델을 넘어, 지속 가능한 운영 전략과 예산 배분, 위기 대응력 강화를 위한 기반이 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치유농장을 준비하거나 운영하는 이들이라면, 이 분석 틀을 통해 자신이 속한 시장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을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치유농업 및 치유농장에서 마케팅 4R과 6R 전략.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8.23.).

허북구. 2017. 지역문화를 살리는 박물관 경영 마케팅 길잡이. 중앙경제출판사.

허북구, 박윤점. 2014. 국제화 시대의 화훼 유통과 마케팅 전략. 세오와 이재.

허북구, 채수천, 손기철. 1998. 화훼유통과 플라워샵 비즈니스. 도서출판 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