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 (서울=연합뉴스)[전남인터넷신문]가수 싸이(48·본명 박재상)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고 매니저 등에게 대리 수령하게 한 정황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싸이와 의약품을 처방한 대학병원 교수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싸이는 2022년부터 최근까지 대면 진찰을 받지 않은 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자낙스'와 '스틸록스'를 처방받고 이를 매니저 등 제삼자에게 대리 수령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제보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을 포착하고 최근 이 대학병원을 압수수색해 진료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의료법은 환자를 직접 진찰한 교수만 처방전을 작성할 수 있으며 직접 진찰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수령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문의약품인 수면제를 대리 수령한 점은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이라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피네이션은 "싸이는 만성적인 수면장애 진단을 받고,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며 "수면제 복용은 의료진의 지도하에 정해진 용량을 처방받아 복용해왔으며, 대리 처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수면제를 제삼자가 대리 수령한 경우가 있었고, 최근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A씨 또한 '비대면으로 진료했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7월 열린 '싸이 흠뻑쇼-서머 스웨그 2023' [피네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비대면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자낙스와 스틸녹스는 수면·불안 장애,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비대면 진료로 처방할 수 없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지침이다.
이를 어길 경우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한다'는 취지의 의료법 제33조 위반으로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매니저가 약을 대리 수령한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법은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매우 곤란하고 동일한 병에 장기간 같은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 예외적으로 대리수령을 인정한다. 이 경우에도 대상은 배우자와 직계가족, 노인의료복지시설 종사자 등으로 제한된다.
의료분야 전문인 정혜승 법무법인 반우 대표변호사는 "급하면 배우자 등에게 약을 대신 타오도록 시키는 일이 일상에서도 있는 만큼, 상황과 취지를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변호사는 "싸이에 대해선 향정신성의약품을 남용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을 수 있다"며 "약물을 남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처방을 받는다면 마약류관리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