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전남 농산물과 추석 선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5-10-01 08:59:01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배송하는 택배 현장이 부산하다. 추석과 설 명절에는 사람들이 가족과 친지를 만나 정을 나누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선물을 주고받는다. 그 선물의 중심에는 언제나 농수산물이 있다. 특히 전남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수산물 산지로, 추석 선물의 중요한 원천이 되어 왔다.

 

추석을 앞두고 농협이나 수협 같은 지역 협동조합이 유관 기관에서는 조합원과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보내곤 한다. 이는 단순한 정성 표현을 넘어 일정한 소비 시장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일부 지역 농협이나 신협 등에서는 지역 농산물이 아닌 멸치·김 등 외부 품목을 선물로 구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가격 경쟁력이나 유통 편의성에서 이유가 있겠지만, 조합에서조차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외면한다면 다른 소비자에게 지역 농산물을 구매하라고 설득하기 어려운 모순이 발생한다. 농협 등의 기관은 일정 수의 조합원이 존재하기 때문에 추석 선물은 일종의 고정 수요로 기능한다.

 

이는 곧 계약 재배나 계약 생산을 통해 조합원과 조합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조합이 일정 물량을 추석 선물용으로 확보한다면, 농가는 불확실성이 큰 신품종이나 새로운 재배 방식에도 도전할 수 있다. 안정된 판로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수요가 불확실한 상품을 개발하여 명절 선물 시장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상품을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단순한 ‘명절 특수’가 아니라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또한 나주의 배, 전남의 곡성 멜론, 담양의 딸기, 영암 무화과, 신안 천일염 등은 이미 브랜드화에 성공한 사례인데, 이를 추석 선물 세트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전남 농수산물 = 명절 선물’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전남에서 추석 선물은 단순히 주고받는 물건의 차원을 넘어, 이와 같이 지역 경제와 농어민의 삶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활용할 수가 있다.  농협의 경우 조합이 선도적으로 나서 지역 농수산물을 기반으로 한 선물 세트를 기획하고, 이를 통해 고정적인 소비 기반을 만들어 준다면, 농가는 보다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동시에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지역산 농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접할 수 있다.

 

추석은 조상과 가족을 기억하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지역 농수산물이 가치를 발휘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전남의 풍부한 농수산물을 전략적으로 묶어내고, 이를 명절 선물이라는 문화와 연결할 때,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역 경제와 농어촌 사회를 살리는 길이 열린다. 지역에서부터 지역의 농산물이나 가공품 등을 추석 선물로 사용할 때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와 도전, 그리고 지속 가능한 농수산업의 발판이 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실천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4. 광양농협의 슬기로운 벼 계약 재배 모델.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02-08).

허북구. 2024. 떡과 떡국 그리고 남도 음식의 세계화.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02-08).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41443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수능 응원 펼쳐
  •  기사 이미지 보성군 벌교읍 ‘청정전남 으뜸마을’로 붉은 새잎과 황금 들녘 어우러져
  •  기사 이미지 [포토] ‘제3기 만국초청 계시록특강 종강식’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