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 그중에서도 치유 화훼장식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꽃과 식물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시각·후각·촉각·공간 인지까지 동시에 자극하는 고밀도 감각 매체다. 꽃의 색과 대비는 시각 피질과 전두엽의 활동과 연관되며, 향기는 변연계와 해마 등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회상과 정서 반응을 촉발한다.
줄기와 잎의 질감을 만지고 배치하는 과정은 촉각과 미세운동 기능을 활성화하고, 꽃을 공간에 배치하는 행위는 공간 인지와 계획 기능을 요구한다. 이 모든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는 화훼장식은 사실상 ‘자연 기반 다중 인지 훈련’에 가까운 활동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화훼장식은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에 매우 적합한 비약물적 중재 도구가 된다.
MCI는 정상 노화와 치매 사이의 중간 단계로, 기억력과 주의력, 집행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지만 아직 일상생활은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임상 표본에서는 매년 약 10~15%가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반면 이 단계에서 인지·신체·정서 자극을 포함한 비약물적 중재와 생활관리가 이루어질 경우, 일부는 정상 인지 범주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따라서 MCI는 약물 치료보다 ‘관리와 감각 자극’이 특히 중요한 골든타임 단계라 할 수 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MCI는 더 이상 일부 노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관리해야 할 핵심 공중보건 과제가 되었으며, 치유 화훼장식을 포함한 치유농업의 활용 필요성은 그만큼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치유 화훼장식과 치유농업의 효과는 대부분 전후 비교에 머물러 왔다.
활동 후 기분이 좋아졌다거나 기억력이 나아졌다는 설문과 관찰은 의미가 있지만, 어떤 감각 자극이 뇌의 어느 기능과 얼마나 연관되는지에 대한 정밀한 분석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정책과 의료·복지 현장에서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알겠는데, 과학적으로 얼마나 입증됐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라는 한계에 부딪혀 왔다.
따라서 AI와 웨어러블 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최근의 보급형 웨어러블 기기는 심박변이도(HRV), 피부전도도(EDA·GSR), 움직임, 호흡 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지표들은 자율신경계 반응을 바탕으로 스트레스, 각성, 정서 안정 상태를 추정하는 데 활용된다. 여기에 화훼장식 활동 중의 시선 이동, 손의 움직임, 작업 속도, 머무는 시간 등을 함께 분석하면 개인별 ‘인지·정서 반응 지도’를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붉은 계열 꽃을 배치할 때 주의집중 관련 지표가 상승하고, 특정 향기를 맡을 때 정서 안정 반응이 높아지며, 반복적인 꽃꽂이 패턴에서 작업 효율이 저하된다면, AI는 이러한 생체 반응을 기억·주의·집행 기능과 연관된 패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MCI 특화 데이터셋이 되고, AI는 개인별로 “이 사람에게 인지 활성 반응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화훼 자극 조합”을 추천하게 된다. 이는 약물이 아니라 ‘감각 기반 맞춤 처방’에 해당하는 접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설명 가능한 AI(XAI) 기반 리포팅 시스템이다. 단순히 “효과가 있다”라는 점수 제시가 아니라, “이 분은 보라색 계열 꽃과 천연 향에서 주의력과 안정 반응이 가장 높았고, 직립형 식물 배치에서 공간 인지 관련 반응이 증가했다”라와 같은 해석이 제공될 때, 치유농업은 경험이 아니라 과학적 관리 체계가 된다.
치매안심센터나 요양시설, 마을 치유농장에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고가의 뇌 영상 장비 없이도 일상적인 화훼장식 활동만으로 인지·정서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는 MCI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하는 조기 경보 체계이자, 환자의 동기와 몰입을 높이는 맞춤형 치유 설계가 된다. 인지 훈련 게임보다 자연스럽고,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은 방식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치유 화훼장식 활동이 MCI 환자의 기억력·주의력·집행 기능 유지 및 개선에 미치는 효과를 정량적으로 규명하고, AI 기반으로 최적의 활동을 추천하는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MCI 특화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치매안심센터 등 현장에서 보급형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의 반응을 손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XAI 기반 리포팅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치유농업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송미진. 2026. AI 기반 치유 화훼장식의 가능성과 활용.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1-16).
송미진. 2026. 노인을 위한 회상·인지 자극형 치유 화훼장식.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1-9).
송미진. 2026. 치유 화훼장식에서 디지털 플로럴 아트.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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