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최근 농촌진흥청의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제제안요구서(RFP)에 AI와 치유농업에 관한 것이 다수 포함됐다. 그중의 하나가 ‘인간-반려식물 교감 시그널 측정·분석 시스템 및 통합형 플랫폼 개발’이다. 이 과제는 인간-반려식물 교감 활동에 따른 인간과 식물의 생체신호인 상호 교감 시그널을 측정하고 분석하기 위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감 시그널 해석 및 반려 관계 형성 검증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 개발 과제이다.
또한 REF에는 반려식물과의 교감 경험 증진을 위해 내역사업 내 전체 과제를 통해 개발 예정인 여러 기능을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반려식물 문화 기반 구축 및 산업 확산에 기여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AI 기반 인간–반려식물 교감 신호 분석과 치유 플랫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사람과 식물 사이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서적 교감이 형성되며, 이 교감은 스트레스 완화, 정서 안정, 주의 회복, 우울감 감소와 같은 심리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러한 효과는 주관적 체험이나 정성적 보고에 의존해 왔을 뿐,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측정·분석되는 영역은 아니었다.
따라서 인공지능(AI)과 생체신호 분석기술은 새롭고 다양한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인간–반려식물 교감 시그널 측정·분석 시스템의 첫째 축은 인간의 생체·정서 반응 측정이다. 심박변이도(HRV), 피부전도도(GSR), 뇌파(EEG), 안구 움직임, 표정 인식, 음성 톤 분석 등은 사람이 식물과 상호작용할 때 나타나는 미세한 정서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예를 들어 잎이 넓고 진한 녹색의 알로카시아를 바라볼 때 교감신경이 진정되고 HRV가 안정되는지, 라벤다 꽃의 색과 향이 뇌파의 알파·세타 파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까지 데이터로 기록할 수 있다.
두 번째 축은 식물의 반응 신호다. 식물 역시 생체 전기신호, 수분 이동, 기공 개폐, 잎의 움직임, 생장 속도 등의 변화를 통해 환경과 인간의 접촉에 반응한다. 최근의 센서 기술은 식물 줄기와 토양, 잎 표면에 부착된 마이크로 센서를 통해 이러한 변화를 수치화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람이 말을 걸거나 만질 때 식물의 전기저항이나 수분 흐름이 달라지는 현상은, 교감의 ‘식물 측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AI는 이 두 신호를 연결하는 핵심 엔진이다. 인간의 심리 상태 데이터와 식물의 생리 반응 데이터를 동시에 학습한 AI는, 어떤 식물 유형이 어떤 사람에게 안정·집중·회복 효과를 주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불안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잎의 곡선이 부드럽고 성장 속도가 느린 식물이, 무기력한 사람에게는 위로 곧게 자라는 직립형 식물이 더 큰 긍정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패턴은 반복 학습을 통해 점점 정밀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플랫폼화’다. 단일 화분이나 앱이 아니라, 사람–식물–센서–AI–콘텐츠가 통합된 플랫폼이 구축되어야 한다. 사용자는 자신의 정서 상태를 기반으로 추천된 식물을 키우고, 플랫폼은 성장 데이터와 교감 반응을 기록하며, AI는 맞춤형 관리법·배치·조명·물주기·교감 활동까지 제안한다. 이는 반려식물을 키우는 행위가 ‘취미’에서 ‘개인 맞춤형 정서 관리 시스템’으로 진화함을 의미한다.
치유농업과 도시 생활 모두에서 이 플랫폼의 의미는 크다. 농장에서는 참여자의 심리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치유 효과를 객관화할 수 있고, 도시에서는 1인 가구·고령자·재택근무자에게 일상 속 미세한 정서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MCI(경도인지장애), 우울, 고립감을 겪는 고령층에게는, AI가 조율하는 반려식물 교감이 약물이나 상담을 보완하는 새로운 비약물적 개입 수단이 될 수 있다.
결국 AI 기반 인간–반려식물 교감 플랫폼은 식물을 ‘살아 있는 인터페이스’로 재정의한다. 식물은 더 이상 말없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 상태를 반영하고 조율하는 생태적 파트너가 된다. 이 기술은 자연을 데이터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자연과 다시 연결되도록 돕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낸다. 반려식물은 이제 화분이 아니라, 우리의 정서와 함께 호흡하는 또 하나의 지능적 생명체가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플랫폼은 개인의 정서 이력과 식물의 성장 기록이 함께 축적되는 ‘공동의 기억 공간’을 만든다. 이는 치유의 과정을 추적하고, 변화의 궤적을 시각화하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 가는 회복의 이야기를 데이터로 남기는 새로운 치유 인프라가 될 것이다. 이것이 AI 기반 인간–반려식물 교감 신호 분석과 치유 플랫폼 미래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김현주. 2026. AI 진단이 여는 스마트 치유농업 시대 AI 진단이 여는 스마트 치유농업 시대.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1-20).
김현주. 2026. 치유농업에서 AI와 음식치유의 만남.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1-19).
김현주. 2026. 작업치료에서의 AI 활용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1-12).
기사의 무단 전제나 복제를 금합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4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