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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배우는 치유농업의 지속 모델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김현주 교수
  • 기사등록 2026-02-09 09: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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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은 이제 농촌체험의 한 유형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와 있다. 고령화와 정신건강 문제, 사회적 고립이 일상화되면서 여러 나라에서는 농업을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업이 아니라, 회복과 돌봄의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기반 공간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치유농업이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산업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방향성뿐 아니라 재원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함께 필요하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치유농업이 처음부터 시장 논리만으로 출발한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고 공공 재원에만 의존하는 구조 역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는 공공 지원을 기본으로 하되, 농업 생산과 서비스 수익을 결합하는 혼합 재원 구조를 실험해 왔다. 이는 보편적인 정답이라기보다는, 치유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에 가깝다.

 

네덜란드의 케어파밍(Care Farming)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네덜란드에서는 민간 농장을 중심으로 케어파밍이 운영되며, 일부 농장은 지방정부나 복지기관과의 계약을 통해 돌봄 서비스 제공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받는다. 동시에 농산물 생산과 판매, 교육·체험 활동 등을 병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모델의 핵심은 치유 활동 자체를 별도의 상품으로 분리하기보다, 농업·돌봄·경제 활동을 하나의 운영 구조 안에서 결합하려는 데 있다.

 

영국과 독일의 사회적 농업 역시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일부 사례에서는 복지 예산이나 고용 지원 제도를 통해 기본 운영비를 확보하는 한편, 참여자가 실제 농작업에 참여함으로써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 수익을 함께 창출한다. 이러한 구조는 치유농업을 순수한 복지 비용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일정 수준의 가치 창출이 가능한 활동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물론 모든 사회적 농업이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며, 지역과 농장에 따라 재원 구조와 운영 방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일본의 농복연계(農福連携)는 재원과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농업 인력 부족이라는 산업적 문제와 장애인·고령자 고용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농업과 복지를 연결해 왔다. 농복연계는 복지 예산만으로 운영되는 구조가 아니라, 농작업 참여를 통해 실제 생산성을 보완하고, 그 성과가 다시 운영 재원으로 환원되는 방식을 포함한다. 이 과정은 중앙정부 정책과 함께 지역 단위의 현장 실천이 병행되며 점진적으로 확산되어 왔다.

 

해외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치유농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일 수익원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재원이 겹겹이 결합된 구조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공공 재원은 초기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고, 농산물 생산과 가공, 교육·체험·관계 기반 서비스 수익이 이를 보완한다. 이러한 다층 구조는 특정 재원이 줄어들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급격히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완충 장치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치유농업 역시 단기 공모사업, 보조금이나 체험 프로그램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운영비의 일부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과 이에 대한 지원을 점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공 재원은 여전히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농업 생산과 지역 연계 서비스, 반복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 수익이 결합될 때 지속성은 높아진다. 치유농업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의미 있는 활동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유지되는 구조인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치유농업의 미래는 해외 사례가 보여주듯,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단단한 재원 구조가 필수적이며, 복지와 산업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 우리나라의 치유농업 역시 치유의 가치를 강조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가치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경제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 실정에 맞는 치유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면, 치유농업은 일시적인 사업을 넘어 지역의 기반 산업으로 자리 잡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김현주. 2026. 치유농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음식치유, 그리고 AI.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02-05).

김현주. 2026. AI에 의한 인간과 반려동물의 교감, 그리고 치유농업에서의 적용.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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