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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징 기반 산림치유와 음식치유의 마케팅 방향 - 한국명인명장연구소 대표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3-18 09: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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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확산되고 있는 포리징(foraging)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생활문화이자 산업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포리징은 자연 속에서 식량이 되는 식물을 채취하고 이를 요리·저장하는 행위로, 인간이 오랜 세월 이어온 가장 원초적인 식문화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산나물 채취와 같은 형태로 오랫동안 이어져 왔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점차 일상에서 멀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연과의 연결, 건강한 먹거리, 경험 중심 소비가 강조되면서 포리징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산림치유와 음식치유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로 작용할 수 있다. 산림치유는 숲이라는 환경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회복을 도모하는 활동이고, 음식치유는 먹는 행위를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포리징은 이 두 영역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과정형 경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숲에서 식물을 찾고, 그것을 채취하고, 요리하여 먹는 일련의 과정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감각, 학습, 관계, 치유를 동시에 포함한다.

 

문제는 이러한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산림치유 프로그램이나 치유농업 현장에서 포리징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프로그램이 숲 걷기, 명상, 휴식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여자가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음식치유 역시 별도의 영역으로 분리되어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숲과 식탁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포리징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채집-조리-섭취’로 이어지는 경험의 연계가 중요하다. 숲에서 식물을 채취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소비자에게 강한 가치를 전달하기 어렵다. 채취한 재료를 활용해 요리를 만들고, 이를 함께 나누어 먹는 과정까지 포함될 때 비로소 하나의 완결된 치유 경험이 된다. 이는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소비’로 확장될 수 있다.

 

둘째, 교육과 콘텐츠의 결합이 필요하다. 포리징은 식물에 대한 지식이 전제되어야 하는 활동이다. 식용 식물과 독성 식물의 구별, 채취 시기와 방법, 조리법 등에 대한 교육이 함께 이루어질 때 참여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학습자가 된다. 이러한 학습 경험은 반복 참여를 유도하고, 장기적인 고객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셋째, 지역성과 계절성을 강조해야 한다. 포리징은 특정 지역의 생태와 계절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이는 다른 어떤 관광 콘텐츠보다도 강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요소이다. 봄에는 두릅과 취나물, 여름에는 산열매, 가을에는 버섯과 도토리 등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콘텐츠를 구성하면 자연스럽게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동시에 지역 고유의 식문화와 결합하면 그 지역만의 독창적인 치유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다.

  

넷째, 공동체성과 관계 형성을 활용해야 한다. 포리징은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가족, 친구, 지역 주민과 함께 채취하고 요리하며 나누는 과정은 관계를 회복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사회적 치유로 확장될 수 있으며, 참여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안전성과 윤리성에 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포리징은 자연을 기반으로 하는 활동이므로 독성 식물, 환경 오염, 무분별한 채취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따라서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 채취 기준의 설정, 자연 훼손 방지 원칙이 함께 마련되어야 지속 가능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결국 포리징은 단순한 채집 활동이 아니라, 숲과 음식, 사람을 연결하는 통합적 경험이다. 산림치유가 숲에서 머물고, 음식치유가 식탁에 머무는 한 그 가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숲에서 찾고, 만들고, 나누어 먹는 흐름 속에서 치유의 가치를 재구성해야 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포리징을 위해 가꿔진 농장에서 포리징을 기반으로 한 산림치유와 음식치유의 결합은 농촌의 새로운 소득 모델이자, 현대인의 삶에 즐거움과 회복을 제공하는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소쇄원, 한국 전통 정원이 품은 치유의 힘.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3.15.).

허북구. 2024. 포리징과 숲 치유.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2024.4.22.).

허북구. 2024. 포리징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2024.4.19.).

허북구. 2024. 포리징과 재미농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202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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