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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을 위한 감성 발달형 화훼장식과 치유농업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송미진 교수
  • 기사등록 2026-04-10 09: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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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매화, 진달래, 목련, 개나리, 벚꽃이 차례로 피고 지며 봄을 채색한다. 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선물과 같은 존재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을 환하게 만드는 꽃은 아이들에게도 색과 향, 형태를 통해 감각을 자극하고, 손으로 만지고 배치하는 과정에서 정서와 행동이 함께 움직이는 경험의 매개가 된다.

 

치유농업 현장에서 화훼장식은 이러한 특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이다.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할 경우, 꽃을 다루는 과정은 감성 발달과 안정 형성, 관계 경험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구조를 가진다. 아동기의 발달 특성을 보면 감각 경험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상태는 시각·촉각·후각과 같은 감각을 통해 먼저 표현된다.

 

꽃은 색이 분명하고 형태가 다양하며 향까지 동반되기 때문에 여러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재료이다. 아이는 꽃을 고르고 만지고 꽂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감각을 탐색하고, 이 과정은 긴장을 낮추며 현재의 경험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화훼장식 활동의 또 다른 특징은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어떤 꽃을 사용할지, 어느 위치에 둘지, 어떤 색을 중심으로 구성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은 단순한 취향 표현을 넘어 자기 주도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경험이 된다. 특히 일상에서 선택의 기회가 제한된 아동에게는 작은 결정이라도 스스로 해보는 경험이 의미 있게 작용한다. 치유농업에서는 이러한 선택을 평가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화훼장식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심이 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완성된 작품의 형태가 서로 다르더라도 틀렸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같은 재료로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며, 그 차이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구조는 비교와 경쟁에서 벗어나게 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경험을 제공한다. 아동은 ‘잘해야 한다’라는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고, 이는 정서적 안정으로 이어진다.

 

치유농업 현장에서의 화훼장식은 농장 환경과 연결될 때 더 큰 효과를 낸다. 꽃을 단순히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수확하거나 가까이에서 관찰한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경험의 밀도가 달라진다. 씨앗에서 자라 꽃이 되는 과정을 일부라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장식 활동을 하면, 아이는 재료를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과정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은 생명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확장된다.

 

또한 화훼장식 활동은 관계 형성의 장면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아이들은 서로의 작품을 보며 말을 건네고, 재료를 나누거나 도움을 주고받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대화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관계의 조건은 형성된다.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를 인식하고, 부담 없는 상호작용이 쌓이면서 관계가 만들어진다.

  

운영 측면에서는 몇 가지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 활동은 단순하고 반복 가능하게 구성해야 한다. 복잡한 기술이나 빠른 완성을 요구하면 일부 아동은 참여에서 이탈할 수 있다. 둘째, 평가 언어를 최소화해야 한다. ‘예쁘다’, ‘잘했다’와 같은 표현조차 비교의 기준이 될 수 있으므로 결과에 관한 판단보다 과정에 대한 관찰 중심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안전과 위생을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꽃가위 사용, 물 관리, 알레르기 반응 등에 대한 기준을 사전에 설정하고 반복적으로 적용해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감성 발달형 화훼장식은 짧은 시간 안에 완성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아이는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하며 성취감을 느낀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참여 동기가 유지되고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다. 특히 성취 경험이 부족한 아동에게는 이러한 작은 완성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치유농업에서 화훼장식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감각·정서·관계를 함께 다루는 활동이다. 꽃을 고르고 만지고 배치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선택을 경험하며, 타인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법을 배운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될 때 감성 발달은 자연스럽게 축적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경험했는가’이다. 꽃을 다루는 시간은 짧지만, 그 안에서 형성된 감각과 기억은 아이의 일상으로 이어진다. 치유농업은 바로 이 부분을 다루는 활동이며, 화훼장식은 그 흐름을 가장 부드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참고문헌

송미진. 2026. 화훼의 부위별 심리적 의미와 치유 화훼장식.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4-3).

송미진. 2026. 기하학적 화훼장식의 형태와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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