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이 운영하는 고려인 역사유물 사이버전시관이 또 한 명의 고려인 디아스포라 예술인의 삶을 세상에 다시 불러내며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11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고려인 역사유물 사이버전시관은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 등재 유물 23점을 포함해 고려인의 이주 역사와 생활사, 항일독립운동, 문화예술 활동 등을 담은 1만2천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고려인 전문 역사유물 전시관이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려인들의 삶과 기억을 체계적으로 복원하며, 살아있는 역사교육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사이버전시관이 새롭게 조명한 인물은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아리랑가무단 소속 가수로 활동했던 송 게오르기(1934년생) 선생이다.
송 선생은 1934년 아제르바이잔공화국 렌꼬란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삶은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 이후 중앙아시아 전역으로 흩어진 고려인 공동체의 비극적 역사를 그대로 품고 있다. 낯선 타국에서 태어나 성장했지만, 그는 끝까지 민족의 노래와 문화를 잃지 않았다.
1958년 레닌그라드 공업대학을 졸업한 그는 학문의 길을 걸으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이후 1987년 카자흐스탄 알마아타 국립음악대학(컨서버토리)을 졸업하며 전문 음악인의 길에 들어섰고, 1968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활동하며 아리랑가무단의 대표 가수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노래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강제이주의 상처와 타향살이의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던 고려인 동포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기억의 울림’이었다. 척박한 삶 속에서도 울려 퍼진 아리랑 선율은 공동체를 하나로 이어주는 힘이 되었고, 송 게오르기 선생은 그 중심에서 고려인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지켜낸 상징적 예술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카자흐스탄공화국으로부터 ‘공훈문화활동가’ 칭호를 받았다. 이후 1990년대 말 캐나다로 이주한 그는 현재 토론토에 거주하고 있으나, 그의 삶과 예술은 여전히 세계 각지에 흩어진 고려인 동포들의 가슴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송 게오르기 선생의 삶은 단순한 한 예술인의 생애를 넘어, 강제이주와 유랑의 시대 속에서도 민족문화를 지켜낸 고려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역사 그 자체”라며 “사이버전시관은 앞으로도 세계 곳곳에 흩어진 고려인들의 삶과 기억을 지속적으로 발굴·보존해 미래세대에 전하는 역사문화 플랫폼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 고려인마을 고려인 역사유물 사이버전시관은 고려인 선조들의 항일독립운동과 1937년 강제이주, 중앙아시아 정착사, 생활문화, 예술 활동 등을 디지털 콘텐츠로 구현해 국내외 연구자와 시민들에게 폭넓은 역사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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