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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스톤디자인과 치유농업 음식치유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김현주 교수
  • 기사등록 2026-05-29 08: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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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캡스톤디자인(Capstone Design)의 ‘캡스톤(Capstone)’은 건축물의 맨 위에 올리는 마감 돌을 의미한다. 건축물 전체를 완성하는 마지막 돌이라는 뜻에서 교육 분야에서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종합하여 하나의 결과물로 완성하는 종합설계 교육을 의미한다. 최근 대학에서는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 현장 적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캡스톤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필자도 대학에서 치유농업 분야 캡스톤디자인을 지도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접하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주제를 선정하도록 하는데, 상당수의 학생들이 음식과 관련된 주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꽃차와 허브차,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품, 건강 간식, 발효식품, 농산물 포장 디자인, 체험 키트 개발 등 음식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꾸준히 등장한다.

 

이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음식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상이며, 농업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농산물 생산보다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음식 분야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또한 음식은 시각, 후각, 미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용하기에도 좋은 소재가 된다.

 

그런데 학생들의 캡스톤디자인 결과물을 살펴보면 아쉬운 점도 있다. 많은 프로젝트가 음식 자체를 만드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떤 음식이 맛있는가, 어떤 포장이 예쁜가,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정작 치유농업에서 중요한 ‘치유’와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꽃차를 개발하더라도 차를 마시는 경험이 사람의 정서 안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참여자가 직접 꽃을 수확하고 차를 만들고 함께 마시는 과정이 어떤 치유적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발효식품을 개발하더라도 발효 과정에 참여하는 경험이 스트레스 완화나 관계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연결되는 사례는 드물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 치유농업 분야에서도 음식치유(Food Therapy)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치유농업은 원예활동, 텃밭 가꾸기, 정원 활동, 동물매개 활동 등에 비해 음식과 식생활을 활용한 접근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농산물을 수확한 뒤에는 체험용 음식 만들기 정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고, 음식 자체를 하나의 치유 과정으로 설계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음식은 치유농업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자원 가운데 하나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먹는 행위를 통해 생존하고 관계를 형성해 왔다. 음식은 단순한 영양 공급 수단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 관계와 문화를 담고 있는 매개체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음식의 기억이 위로가 되기도 하고, 가족과 함께한 식사가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과정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중요한 사회적 경험이 된다.

  

특히 치유농업에서 음식의 가치는 결과보다 과정에 있다. 어떤 요리를 만들었는가보다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농장에서 농산물을 수확하고, 씻고, 자르고, 섞고, 조리하고, 함께 식사하는 일련의 과정은 참여자에게 성취감과 몰입감을 제공한다. 또한 자연과 연결되고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경험을 만들어 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치유농업 캡스톤디자인에서도 음식치유의 비중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식품 개발이나 포장 디자인을 넘어 음식이 가진 치유적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프로그램으로 설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세대 통합형 음식치유 프로그램, 발효 과정을 활용한 정서 회복 프로그램, 치매 예방을 위한 전통 음식 만들기 프로그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조리 프로그램, 가족 관계 회복을 위한 농장 식탁 프로그램 등 다양한 주제가 가능하다. 여기에 AI를 활용한 기록과 평가, 참여자 변화 분석 등이 결합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캡스톤디자인이 될 수 있다.

 

캡스톤디자인은 대학 교육의 마지막 돌이다. 그리고 치유농업 음식치유는 치유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완성해 줄 또 하나의 캡스톤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음식이 단순한 체험 소재를 넘어 치유농업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이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음식 만들기나 포장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의 변화와 회복까지 연결될 때, 치유농업 캡스톤디자인은 더욱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김현주. 2026. 치유농업에서 음식의 위치 변화, 음식치유.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05-20).

김현주. 2026. 마음을 위로하는 치유농업 음식치유.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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