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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와 치유농업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최연우 교수
  • 기사등록 2026-06-02 08: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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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현대 사회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인간관계의 갈등과 소통의 단절 문제는 오히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경쟁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갈등 상황에서는 비난과 공격, 평가 중심의 언어가 반복되면서 관계의 상처가 깊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간 중심 소통 방식으로 공감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대화법이 주목받고 있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셜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의 비폭력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이다.

 

마셜 B. 로젠버그는 1934년 미국 오하이오주 캔턴에서 태어난 임상심리학자이자 중재자, 평화운동가이다. 그는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인간중심심리학자인 칼 로저스의 영향을 받았다. 이후 갈등 해결과 평화 교육, 공감 중심 소통 연구를 진행하였고, 1984년 비폭력대화센터(CNVC)를 설립하였다. 그의 저서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A Language of Life)』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읽히고 있으며, 그의 이론은 오늘날 교육·상담·갈등 조정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로젠버그는 인간 갈등의 상당 부분이 상대방을 평가하고 비난하는 언어와 충족되지 않은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상대를 공격하거나 판단하기보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동시에 상대의 감정과 욕구를 공감하며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즉 비폭력대화는 의사소통 기술을 넘어 공감과 연결, 상호 이해를 중시하는 관계 철학에 가깝다.

 

비폭력대화는 일반적으로 관찰(Observation), 감정(Feeling), 욕구(Need), 요청(Request)의 네 단계로 설명된다. 먼저 상대를 평가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그 상황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인식한다. 이어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고,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구체적이면서도 자율성을 존중하는 요청을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과정은 갈등 상황에서 상대를 통제하거나 공격하기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비폭력대화의 관점은 치유농업과도 깊은 관련성을 가질 수 있다. 치유농업은 단순한 농업 체험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관계, 공동체 경험을 회복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공동 작업과 대화, 협력 활동이 자주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공동 텃밭 활동에서는 서로 역할을 나누고 협력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이때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지시 중심으로 대하기보다 서로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며 소통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치유농업 현장에서는 참여자의 심리 상태와 정서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감 중심의 대화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비폭력대화의 관점에서 보면 치유농업은 단순한 농작업 공간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소통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함께 씨앗을 심고 작물을 가꾸며 음식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자연 속 활동은 긴장을 완화시키고 편안한 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치유농업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러한 특성은 비폭력대화와도 연결된다. 비폭력대화 역시 상대를 이기거나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유농업에서도 생산성과 효율만을 강조하기보다 참여자의 감정 경험과 관계 형성, 공동체 회복을 중요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치유농업은 노인과 아동, 장애인, 스트레스와 우울을 경험한 사람 등 다양한 대상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순한 지시나 평가보다 공감과 경청 중심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참여자의 심리적 안정감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비폭력대화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치유농업에서도 참여자들은 식물을 돌보고 흙을 만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공동 작업과 식사, 수확 활동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공감하게 되며, 이는 관계 회복과 공동체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로젠버그는 인간이 서로의 욕구를 이해하고 공감할 때 갈등을 줄이고 보다 평화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보았다. 치유농업 역시 경쟁과 성과 중심 활동이 아니라 함께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중요하게 다룬다. 농업은 본질적으로 협력과 돌봄, 기다림과 관계의 활동이라는 점에서 비폭력대화의 철학과도 연결될 수 있다. 최근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관계 단절과 갈등, 우울과 고립 문제가 중요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치유농업은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인간의 감정 회복과 공동체 관계 형성, 공감과 소통을 돕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는 인간이 비난과 경쟁이 아니라 공감과 이해, 존중과 연결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치유농업 또한 자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관계, 공동체 경험을 회복시키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비폭력대화의 철학과 깊은 관련성을 가진다. 앞으로 치유농업은 단순한 농업 체험을 넘어 공감과 경청, 관계 회복과 공동체 형성을 돕는 정서·사회적 치유 활동으로 더욱 발전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최연우. 2026. 안토노프스키의 건강 생성론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5.27.).

최연우. 2026. 셸리 테일러의 돌봄과 유대이론, 그리고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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