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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치유농장, 선택받는 법 - 한국명인명장연구소 대표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9-21 08: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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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을 위한 현장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류심사를 거쳐 현장심사에 이른 농장들은 인증을 향한 중요한 과정에 들어섰다. 심사를 거쳐 인증기준을 충족한 농장들이 새롭게 우수 치유농업시설로 인증되면 그만큼 인증시설의 수도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이 제시한 목표는 인증시설을 누계 기준으로 2026년 150개소, 2027년 200개소, 2030년 300개소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해가 거듭될수록 인증시설이 많아지는 환경을 염두에 두고 치유농장을 경영해야 할 시점이다.

 

치유농장이 많아지는 것은 치유농업 참여자에게는 반가운 변화이다. 거주지와 가까운 농장을 이용할 기회가 많아지고, 자신의 연령과 관심, 치유 목적에 따라 농장과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진다. 여러 농장의 프로그램과 환경, 서비스를 비교해 자신에게 적합한 곳을 선택할 수도 있다.

 

치유서비스를 공급하는 농장에는 다른 과제가 생긴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참여자는 여러 농장을 비교하게 되고, 농장은 그 가운데 선택받아야 한다. 특히 같은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을 받은 농장이 증가하면 인증 여부와 함께 농장의 특성과 프로그램, 운영자의 전문성, 서비스의 내용과 질 등이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인증 이후에는 ‘우리 농장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 가는 경영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차별화를 위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시설이다.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체험장을 만들고, 정원을 조성하거나 새로운 장비를 설치하면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긴다. 좋은 시설은 참여자의 편의와 프로그램 운영에 도움이 되고 농장의 이미지를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시설에는 비용이 뒤따른다. 처음 조성할 때 투자비가 필요하고 이후에도 관리와 보수 비용이 발생한다. 치유농업의 흐름과 참여자의 요구가 달라지면 시설의 활용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다른 농장에서 새로운 시설을 갖췄다고 비슷한 시설을 따라 조성하는 방식은 투자비 부담을 키우면서 농장 고유의 차별성을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시설투자는 경영의 손익계산과 연결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투자한 시설을 어떤 프로그램에 활용할 것인지, 어느 정도의 참여자가 이용할 수 있는지, 기존 시설과 연계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치유농장의 시설은 규모나 화려함보다 농장의 전문성과 프로그램 운영에 얼마나 적합한가가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주목할 것이 전문성과 프로그램이다. 전문성은 오랜 시간에 걸쳐 농장에 축적되는 자산이다. 농장주가 가진 농업기술과 재배 경험, 치유농업사의 역량, 농장의 작물과 자연환경, 음식·원예·공예 등의 기술, 지역의 문화자원은 농장마다 다르다. 여기에 참여자를 만나면서 얻은 경험과 프로그램 운영기술이 더해지면 다른 농장이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고유한 노하우가 만들어진다.

 

프로그램의 차별화 역시 이러한 전문성에서 출발할 수 있다. 허브를 재배해 온 농장은 향기와 허브 활용을 깊이 있게 발전시킬 수 있고, 과수농장은 계절별 생육과 수확활동을 치유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꽃과 정원, 숲, 음식, 곤충, 동물, 농촌문화 등도 농장의 경험과 전문성이 축적되어 있다면 훌륭한 치유자원이 된다. 노인, 아동, 장애인, 직장인, 가족 등 특정 참여자를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쌓은 경험도 농장의 전문성을 만드는 중요한 자산이다.

 

전문성과 프로그램의 강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더해진다는 데 있다.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마다 참여자의 반응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평가할 수 있다. 그 결과를 다음 프로그램에 반영하면 운영 경험이 노하우로 축적된다. 한 해의 경험이 다음 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 여러 해 동안 쌓인 경험은 농장의 브랜드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은 치유농장이 일정한 기준을 갖추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제도이다. 인증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치유농업이 확산되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개별 농장에는 차별화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만드는 변화이기도 하다.

 

앞으로 참여자가 여러 인증농장을 비교해 선택하는 환경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 필요한 것은 다른 농장에도 있는 시설이나 비슷한 프로그램의 숫자보다 그 농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치유서비스이다. 인증을 준비하며 갖춘 기반 위에 농장만의 전문성을 쌓고, 그것을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며, 현장의 경험을 다시 노하우로 축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해마다 인증농장이 늘어나는 시대에는 바로 그 축적된 전문성이 치유농장을 선택하게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치유 이면의 치유농장을 먹여 살릴 수입구조.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9.14.).

허북구. 2026. 치유농장인가 사회적 농장인가, 현장의 저울질.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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