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에는 치유농업 현장에서도 과수 등 다양한 열매를 만날 수 있다. 열매에는 사과와 배, 감, 포도처럼 먹을 수 있는 과실이 있는가 하면 산수유, 남천, 낙상홍처럼 관상용으로 활용되는 열매도 있다. 농업에서는 열매를 주로 수확하고 판매하는 생산물로 바라본다. 치유농업과 화훼장식을 연결하면 열매는 수확물이면서 관찰하고 만지고 장식하는 활동의 재료가 된다.
열매는 식물의 생육 과정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씨앗에서 싹이 나고 줄기와 잎이 자라 꽃이 핀 다음 수정과 생장을 거쳐 열매가 맺힌다. 참여자가 식물을 재배하면서 꽃을 보고 어린 열매가 자라 익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면 식물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수확한 열매를 화훼장식에 이용하면 재배와 수확에서 창작과 감상으로 활동을 확장할 수 있다. 꽃 이후의 생육과 수확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열매는 치유농업과 치유화훼장식을 연결하기 좋은 소재이다.
치유농업에서는 열매가 맺히고 익어가는 과정 자체를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참여자가 과수원이나 농장을 걸으며 열매를 찾아보고 색과 크기, 익은 정도를 관찰한다. 직접 열매를 수확하고 크기나 색에 따라 분류해 볼 수도 있다. 수확한 열매 가운데 화훼장식에 사용할 재료를 스스로 고르게 하면 관찰과 판단, 선택의 과정이 더해진다.
열매는 감각활동의 재료로도 활용 범위가 넓다. 빨강, 노랑, 주황, 녹색, 갈색 등 색채가 풍부하고 둥글거나 길쭉한 것 등 형태도 다양하다. 표면 역시 매끄럽거나 거칠고,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등 차이가 있으며 손으로 들어보면 크기에 따른 무게도 느낄 수 있다. 색과 형태를 관찰하고 표면을 만지며 무게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시각과 촉각을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된다. 식용 가능한 열매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향과 맛까지 체험 요소로 더할 수 있다.
열매를 이용한 화훼장식은 이러한 감각 경험을 창작활동으로 이어준다. 가지에 달린 작은 열매를 꽃과 함께 꽂거나 큰 과실을 작품의 중심 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열매를 바구니에 배열하고 꽃과 잎을 더해 장식하는 방법도 있다. 크기와 색이 다른 열매를 반복적으로 배열하거나 참여자가 좋아하는 열매를 직접 선택해 작품을 만들게 할 수도 있다. 자신이 재배하거나 수확한 열매가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성취감과 자기표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열매는 기억과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소재이기도 하다. 감을 보면서 감나무가 있던 마당이나 곶감을 만들던 풍경을 떠올리고, 밤이나 대추를 보면서 어린 시절 수확했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다. 사과와 배, 포도 등도 재배와 수확, 음식, 가족에 얽힌 기억과 연결되기 쉽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유농업에서는 친숙한 열매를 고르고 장식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활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다른 참여자의 기억을 불러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와 교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계절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도 열매가 가진 특징이다. 봄에는 꽃을 관찰하고 여름에는 어린 열매가 커가는 모습을 살피며 가을에는 익은 열매를 수확한다. 수확한 열매와 가지, 잎을 이용해 화훼장식을 만들면 한 계절 동안 관찰한 식물의 변화가 하나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같은 농장을 반복해서 방문하는 프로그램에서는 개화부터 결실과 수확까지 연결해 연속적인 활동을 구성할 수 있다.
과수농가에서는 농산물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법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품성이 높은 과실은 판매하고, 크기나 형태가 상품 규격에 맞지 않지만 품질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과실은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라 체험이나 장식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가지치기나 수확 과정에서 얻는 열매 달린 가지 등도 상태와 안전성을 확인해 화훼장식 재료로 이용할 수 있다. 농장에서 생산되는 자원을 판매와 체험, 치유활동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램의 구성은 참여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열매 찾기와 수확, 색과 형태의 관찰, 장식 만들기를 연결할 수 있다. 성인은 계절의 열매를 수확한 뒤 이를 활용해 화훼장식 작품을 만들 수 있으며, 고령자는 친숙한 열매를 매개로 기억을 떠올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열매를 수확하고 공동작품을 만드는 활동도 가능하다.
활용 과정에서는 안전성을 우선해야 한다. 관상용 열매 가운데에는 독성이 있거나 식용에 적합하지 않은 종류가 있으므로 식용과 관상용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어린이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참여자가 있는 경우에는 오인 섭취 가능성까지 고려해 재료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와 가시, 단단한 껍질, 작은 열매의 삼킴 위험 등도 참여자의 특성에 맞춰 살펴야 한다.
치유화훼장식에서 열매는 꽃과 잎을 보완하는 장식재료인 동시에 치유농업의 재배와 수확을 창작활동으로 이어주는 소재이다. 꽃을 보고 열매가 맺히는 과정을 관찰하며, 직접 수확한 열매를 고르고 만지고 배열하는 과정에는 농업활동과 감각활동, 표현활동이 함께 담긴다. 과수원과 치유농장에 있는 열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재배와 수확 중심의 농업활동은 화훼장식과 결합된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다.
참고문헌
송미진. 2026. 치유 화훼장식에서 중성색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9.29).
치유농업과 치유 화훼장식에서 계절별 색채.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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