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아버지를 원망하던 소년이 임시퇴원하던 날, 아버지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동안 아빠가 잘못했다. 네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제부터는 아빠가 네 편이 되어 줄게."
아들을 데리러 온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아들을 깊이 끌어 안았습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아버지를 마주하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소년이었습니다.
아동학대와 또래 폭력, 따돌림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우울증과 ADHD, 수면장애를 겪었으며,
반복적인 자살 시도까지 했던 15세 소년입니다.
그런 소년이 전주소년원에서 약 4개월간 교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회복 교육을 받으며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던 소년이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갈등 있는 친구들과도 대화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소년에게 상처를 주었던 아버지의 반성과 변화로 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사례를 소개해 드리는 이유는,
단순히 한 소년의 임시퇴원이나 소년원 교육 성과를 알리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세 가지 질문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위기의 아이들을 우리는 얼마나 일찍 발견하고 있는 가 입니다.
보건복지부(2026.9.3. 보도자료)가 발표한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6만 3,166건에 달했고, 2024년에 비해 12,924건(25.7%) 증가한 수치입니다.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된 사례도 2만 3,648건(41%)에 이릅니다.
특히 학대행위자의 85.3%(20,172건)가 부모였으며,
학대 장소도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19,752건(83.5%)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아이에게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이 오히려 깊은 상처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 줍니다.
둘째, 상처 입은 아이에게 우리 사회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입니다.
이 소년에게 필요했던 것은 잘못에 대한 처벌만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고, 분노의 원인을 이해해 주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어 주는 어른이었습니다.
교사들은 소년의 작은 변화에도 귀를 기울였고, 아버지에게는 자신의 양육 태도를 돌아볼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그 결과 소년의 변화가 가족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셋째, 소년의 재범을 막고 건강한 사회복귀를 돕는데 무엇이 필요한 가 입니다.
이번 사례는 소년의 변화와 회복이 시설 안의 교육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반성과 지지, 사회의 관심이 함께할 때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소년원 교육을 단순한 격리와 통제의 관점에서 벗어나 회복과 재출발의 관점에서 조명할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이야기는 한 소년의 마음이 어떻게 열렸는지를 보여주는 실제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 교사의 질문에 "없습니다. 그냥 어서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던 소년이,
몇 달 뒤에는 "요즘은 상처도 덜 받고 생활에 만족해요. 친구들과 갈등이 생겨도 대화로 풀고 있고 마음이 평화로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아버지는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고, 소년은 다시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한 소년을 변화시킨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어른들의 관심이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린 사례가 아동학대와 청소년 정신건강, 다문화 가정 청소년 문제, 가족관계 회복,
소년범의 사회복귀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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